괴롭다, 일주일에 한 번은 브런치 글쓰기를 해보자 마음을 먹고 실행한지 이제 겨우 한 달 남짓.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입문자일뿐인데도 왜 이렇게 심적부담이 큰 지 잘 모르겠다. 쓰고 싶은 주제나 글감은 있는데 매끄럽지 않은 내 글을 바라보면서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고 있다. 초심자가 '매끄러움'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임에도 욕심을 버리지 못해 스스로 고뇌의 바다에 풍덩 빠지는 꼴이다. 오늘도 '정돈된 글'에 대한 압박과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내 발목을 붙잡고 늘어졌다. 끄적거린 낙서들만 하염없이 바라보다보니 벌써 이 시간.
머릿속에선 자꾸 이런 외침이 들린다.
아 그냥 자고 싶다. 내일도 시간이 있는데 그냥 자버릴까. 내일 좋은 컨디션으로 글쓰기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의지가 약해지는 속삭임이 내면에 가득해진다. 눈이 감기고 고개가 꺾이는 이 시점에 내 등을 떠미는 건 뜬금없게도 냉장고에 붙여진 포스트잇의 문장들이다. 어느 땐가 스스로에게 힘을 북돋고 싶은 마음에 꾹꾹 눌러쓰며 붙여놓았을 희망의 문장 하나.
써지지 않는 날에,
쓸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해서라도
꾸역꾸역 쓰는 이유를 조금은 알겠다.
그것은 흔적이다.
무언가 불을 붙여 보려 했다는 흔적 말이다.
타다 남은 재일지언정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
시간이 흐르면 재는 땅속으로 스며들고
언젠가 그 위에는 나무가 자랄 테니까.
나무는 알지 못하더라도 인과에는 예외가 없다.
무성한 나무는
재를 먹고 자란 나무다.
그래서 머릿 속 생각의 나열 뿐인 이 글도 '흔적'이라 생각하고 남기기로 했다. 아무 것도 없는 것보다는 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