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한 이유를 기록해봤다

적어야 명료해지니까

by 슥슥

요즘 침대에 걸터앉아 멍해질 때가 많다. 몸은 일시정지 중인데 머릿속은 잡다한 생각으로 쉴 틈이 없는 상태. 그러니까 나의 멍 때리기는 '(생각)비움의 멍'이라기보다는 '(생각 과부하로) 작동 중지의 멍'에 더 가깝다. 생산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이 가득한 것이면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그렇지는 못하다. '이것도 저것도 해야 하는데... 도저히 하고 싶지 않아'라는 독백만이 차고 넘친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몇 가지 원인을 추측해보았다.



1. 컨디션 난조

이번 주 월요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 격리한 지 4일째다. 지난 주말 옅은 몸살을 앓고 난 뒤 침대에 고꾸라지고 싶다는 열망이 커진 데다 이제는 잔기침이 신경 쓰여 예민 모드가 발동 중이다. 끙끙 댈 정도로 아픈 게 아님에도 평소와 다른 몸 상태 때문인지 무기력증이 다시 올라오고 있다. 뭘 먹어도 그저 그렇고 뭘 해도 그저 그런 상황. 무엇을 해도 맹물처럼 느껴지는데, 이상하게 고자극거리들은 계속 찾게 된다. 아주 매운 떡볶이나 이가 녹을 것 같은 케이크를 시켜먹을까 오래 고민한다든지, 잔인하더라도 리얼하게 표현한 영화를 찾아본다든지. 하지만 이러한 것들로도 기분 전환하기엔 역부족이다. 뭘 하고자 하는 의욕은 축 늘어진 채 자꾸 어둡고 으슥한 곳으로 숨으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2. 이상한 회의감

이제 막 1분기에 다다른 시점, 지금까지 돌이켜보면 주중만큼은 최대한 루틴대로 살려 노력했다. 조금씩이라도 읽고, 쓰고, 그리고 부수입 수단인 카카오뷰 발행을 지속하고. 하지만 방향성이 맞는지에 대한 깊은 회의감이 몰려왔다. 루틴이라 생각하지 않고 자유롭게 읽고 쓸 때는 적어도 순수한 즐거움이란 게 있었는데 지금은 그저 내가 만든 업무처럼 느껴진다. (이유는 모르겠고) 해야 하니까 하고 있달까. 카카오 뷰 발행 보드도 어느덧 300개가 넘었지만 깊게 파고들만한 수단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소박하지만 약 20만 원 정도의 수익도 있었고 블로그와 연계하면 트래픽을 높일 좋은 수단인 건 분명하지만 지속하고 싶은 동기가 옅어졌다. 그냥 돈이 될 것 같으니까 하고 있는 행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써보고 나니 조금 분명해졌다. 컨디션은 좋지 않고, 그간의 성과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보니 긍정과 희망이 자취를 감췄던 것. 하지만 자책과 비관의 굴레에서 계속 헛돌고만 있어야 할까. 증상과 원인을 파악했다면 그에 맞는 처방도 분명 있을 텐데 말이다.


격리 해제까지 남은 일수는 4일. 그동안 컨디션 회복과 나의 루틴 방향성에 대해 좀 더 고심해봐야겠다.

변화가 (진심으로) 필요하다...!




employee-gb95eeaa18_640.png Image by mohamed Hassan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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