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실패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부수입의 세계에서 길을 잃다

by 슥슥





빛나 보였던 부수입의 세계


멀리서 바라본 부수입의 세계는 화려하고 가능성이 충만한 노다지 광산처럼 보였다. 재테크 지각생인 나에겐 말 그대로 기회의 땅이었다. 또래보다 적은 연봉 그리고 부족한 자산을 조금이라도 메울 수 있는 최선의 수단이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그 세계에서 짧게나마 맨 몸으로 부딪치고 굴러보니 이곳은 또 다른 야생이자 정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돈이 된다 싶으면 물밀듯 사람이 쏟아지고,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앞서 경험한 사람들의 노하우를 돈으로 거래해야 하는 곳. 그러면서도 차별화를 끊임없이 모색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돈을 버는 방법과 요령을 터득하기 위해 다시 돈을 지불해야 하는 이 냉정한 세계에 들어온 지 이제 겨우 3년 차. 소소하게 수익을 실현하며 조금씩 적응을 하고 있다 여기고 있었는데... 젠장, 오늘 알았다. 이건 완전한 착각이었음을.











이러려고 투자한 시간이 아닌데


오늘 카카오뷰 2월 수익금이 나왔다. 결과는 어처구니없게도 18,000원. 그 금액을 보는 순간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퇴근 후 한두 시간씩 투자하며 거의 빠짐없이 매일 보드를 발행했고, 틈틈이 손품을 팔며 친구 수까지 두 배로 키웠다. 그 덕에 2월은 '노출 수'나 '좋아요 수'가 가장 높았던 달이기도 했는데... 30일간의 노력이 결국 치킨 값이 채 되지 않고 말았다. 믿을 수가 없었다. 가장 효율 좋은 부수입 수단이 될 것 같았던 나의 믿음은 7개월 만에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이제 어쩌지?

다시 눈앞이 캄캄해졌다. 여기서 다시라고 말한 이유는 이런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취를 시작하고 월급 외 수익을 얻기 위해 호기롭게 시작한 작은 시도들이 있었다. 긍정 회로를 돌려가며 애썼으나 끝내 이어지지 못한 부수입 수단들. 왜 나는 이것들에 모두 실패했을까? 문득 그간의 시도들을 모두 기록하고 싶어졌다. 왜 시작했고 왜 멈추었는지 하나씩 톺아봐야 작게나마 실마리가 보일 것 같았으니까.









포기 또는 실패로 끝난 시도들


1. 수익형 블로그(티스토리)

* 시작 이유 : 부수입이 성행하면서 가장 만만하게(?) 시작할 수 있겠다 싶어 도전했다. 애드센스 승인을 받은 이후, 1일1포스팅을 실행하며 약 350개 정도의 포스팅을 쌓았다. 성공적인(?) 블로그 운영을 위해 전자책도 구매했고 읽은 도서도 3권 정도 된다. 막판에는 클래스까지 수강했는데.....

* 포기 이유 : 초반에 전략 없이 무식하게 포스팅만 쌓아 약 14만 원 정도의 수익을 거뒀다. 그러다 키워드, 유입 방식에 대해서도 요령을 익혀 몇 번 실험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시간 검색을 겨냥해 이슈성 글을 쓰거나 각종 방법을 정리한 정보성 글을 써야 돈이 된다는 점이 무척 괴로웠다. 이게 바로 블로그 운영의 목적인데도 나는 이 기록 방식에 적응하기 어려웠다.






2. 블로그 기자단

* 시작 이유 : 블로그로 돈 버는 법을 정리한 포스팅을 여러 개 읽은 후 알게 되었다. 정당한 대가를 받고 글을 쓴다는 게 흥미로워 시작했다. 파워블로거들이 워낙 많아 선정의 어려움은 있었으나 한 개의 포스팅 당 5천 원에서 2만 원 정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한 편이었다.

* 포기 이유 : 약 10만 원 정도의 수익은 있었으나 6개월이 지난 시점 흥미를 잃고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제품 리뷰나 방문 후기는 자신이 없어 포인트로 지급되는 포스팅에만 도전했는데도 애정 없는 업체의 홍보성 글을 쓰는 거에 대한 거부감이 갈수록 짙어졌다.







3. 당근 마켓 중고거래

* 시작 이유 : 재테크 카페나 알뜰한 주변 지인을 통해 당근 마켓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가득한 파워 내향형이지만, 안 쓰는 물건이 곧 돈이 되는데 안 할 이유가 없었다. 공짜로 얻은 샘플이나 처치 곤란한 각종 물품들을 모아 모아 시간 날 때마다 거래했다.

* 포기 이유 : 사실 포기한 건 아니고 이건 잠시 홀딩에 가깝다. 웬만한 건 거의 처분하기도 했고 물욕이 없어져 생필품 외에 뭘 따로 구입하지도 않는 편이라 이제는 거래할 물건이 없기 때문이다. 뽑기 인형까지 2천 원에 팔며 티끌까지 모아 보니 작년에 중고거래로만 50만 원을 기록했고 지금은 대기상태다.








4. 그리고 마지막, 카카오뷰 보드 운영

* 시작 이유 : 카카오에서 이제 갓 시작한 큐레이팅 서비스라 수익성은 잘 몰랐지만, 내 블로그로의 유입을 기대하며 시작했던 부수입이었다. 이것도 부수입 관련 클래스를 수강하며 알게 되었다.

* 포기 이유 : 운이 좋게도 첫 달 16만 원 정도의 수익을 거둔 후 눈에 불을 켜고 여기에 몰입했건만, 이번 달 수익을 확인한 결과 금액은 높아지기는커녕 십 분의 1 수준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보드를 발행하면서도 타인의 콘텐츠를 가져온다는 점이 내심 찜찜했고 꼼수를 써서 채널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거슬렸는데 이제는 비효율적인 수익성마저 마주한 상황인 것이다. 계속 이어갈 힘을 잃고 말았다. 이번에도 실패였다.










나의 실패들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나


그간의 행적을 주욱 나열하고 보니 그래도 시작과 끝 지점을 정리한 기분이다. 그러면서도 의문이 든다. 한껏 기대를 갖고 시작했을 텐데 왜 나는 끝내 백기를 들고 말았을까. 들인 시간과 노력에 비해 결과(돈)가 좋지 않아서? 운영 방식에 거부감이 들어서? 단순히 흥미를 잃어서? 각자 다른 이유들이 있었지만 파고들어 보면 일관된 특징 하나가 보였던 것 같다.


'좋아하지 않아서'

꽤나 감상적인 해석이다. 돈을 벌려고 시작한 일에 팔자 좋게 애정을 찾고 있다니. 하지만 부정할 수 없었다. 내가 시도한 부수입 수단들에는 순수한 애정이 조금도 없었다. 그저 '해야 한다'라는 의무와 '돈이 될 것이다'라는 믿음만 가득했다. 이러한 가치들은 나를 한결같이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 될 수 없었다. 갈수록 힘을 잃었다. 돈이 간절한 이 상황에 여전히 이상을 꿈꾸는 내가 한심스러우면서도 이런 질문이 계속 떠오른다.


좋아하는 일이 돈이 되는 방법은 없을까.




냉혹한 부수입의 세계에서 한참을 서성이고 있는 내가 품어야 할 질문은 어쩌면 이것인지도 모르겠다.





silhouette-of-man-g3a9293180_640.jpg Image by Khusen Rustamov from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