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선물을 한 아름 건네받았다

by 슥슥




바쁜 업무를 마치고 잠시 짬이 났던 오후 시간. 그때 나는 한 여성에게 보낼 짤막한 카톡 답변을 쓰고 있었다. 상대는 온라인 글쓰기 모임의 일원이자 나의 글벗. 그녀는 지난주 단톡방에 글 한편을 공유한 상태였고 이에 대한 후기를 뒤늦게 적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막 두 번째 문장을 쓰려던 순간, 불쑥 카톡 알람이 울렸다. 메시지의 주인공은 놀랍게도 회신의 대상인 그녀였다. 첫 일대일 대화라 반가움부터 전하려 했지만 그녀가 보낸 장문의 카톡에 이내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그 안에는 나를 향한 응원, 그리고 추천 책을 통해 새 마음을 얻었다는 고백이 매우 정성스럽게 적혀있었다. 순간 멍해졌다. 갑자기 묵직한 선물을 한 아름 건네받은 것처럼 얼떨떨했다.

서로를 동시에 떠올리고 마음을 똑같이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 게다가 같은 시점에 메시지를 전달할 확률은 대체 어느 정도일까. 답은 알 수 없지만 희박하고 특별하다는 것만큼은 분명했다.





이후, 우리의 대화는 다정하고 친절하게 이어졌다. 그녀가 건넨 섬세한 호의는 온기가 아닌 열기에 가까웠다. 덕분에 마음이 금세 더워졌다. 훈훈한 기운에 하루의 고단함마저 잊어갈 무렵, 글벗이 내게 반가운 제안 하나를 했다. 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더 환영할 건의. 그건 바로 '함께 쓰기'였다. 브런치에 매거진을 개설해 편지를 주고받듯 글쓰기를 이어가자고 제안한 것이다.

여기서 다시 한번 놀라고 말았다. 나 또한 어제 글쓰기 합평을 경험하고 싶어 소모임이란 온라인 커뮤니티를 기웃거렸기 때문이다. 꼭 필요한 시점에 딱 맞는 초대이니 수락하지 않을 수 없었다.





흔쾌히 '예스'를 외쳤다. 그리고 엉뚱하게도 홀가분한 기분을 느꼈다. 여태 나는 글쓰기를 고독한 작업이라 단정했다. 혼자여야 가능한, 외로운 취향임을 받아들이려 애썼다. 하지만 글벗의 제안을 승낙하면서 깨달았다. 백지 앞에서 느낀 막막함의 무게도 누군가와 나눌 수 있음을 말이다.



이 든든한 협력이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