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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슥슥 Feb 17. 2023

고명환 님처럼 읽을 수 있을까



독서 관련 오픈 채팅 방에서 유튜브 영상 하나를 건네받았다. 사업가로 성공한 개그맨 고명환 님의 인터뷰였다. 무심코 재생한 50분짜리 영상이었는데 그 자리에서 한 번에 다 보았다. 그는 네 차례의 사업 실패와 교통사고라는 시련을 겪고도 멋지게 재기할 수 있었던 이유가 모두 '독서' 덕분이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의외의 비결을 언급해서일까. 사업 수완을 담은 자신의 저서를 홍보하기 위한 인터뷰 영상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가 전하는 메시지에 손쉽게 감화되었다. 후반부에는 어느새 펜을 들고 그가 말하는 내용들을 적고 있을 정도였다. 아마 맹목적으로 믿고 싶었던 것 같다. 독서의 힘을 알고 예찬하는 사람의 말을 신뢰해야 지금 하고 있는 나의 독서도 의미가 있는 거니까.




천 권 이상의 책을 독파한 그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독서의 시간이 점차 쌓이고 있는 나도 작게나마 변화를 실감하곤 한다. 어떤 것을 이해하고 싶을 때 유튜브보다 우선 도서관에서 검색한다거나, 읽을수록 나의 미천한 사유 수준을 깨닫고 더 많이, 더 잘 읽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 때가 그렇다. 그러고 보면 독서는 일종의 '환한 기쁨'을 제공해 주는 것 같다. 읽다 보면 무지해서 깜깜했던 부근에 일순간 빛이 드는 느낌이니 말이다.




오늘도 오전에 뇌 과학 책을 읽다 내가 좌뇌형 인간에 가깝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인지하고 눈앞이 번쩍했다. 보통 좌뇌는 이과형, 우뇌는 예술가형 두뇌로 알고 있어서 직관이나 감정에 익숙한 나는 우뇌가 발달했겠거니 했는데 이는 완벽한 오해였던 것이다.

<나를 알고 싶을 때 뇌과학을 공부합니다>를 통해 깨달았다. 나는 개방적이고 유연하며 개인보다는 공동체 유대감을 중시하는 우뇌보다는 관리자 모드로 자신을 통제하고 질서에 안심하는 좌뇌 기능에 더 의존했던 사람이었음을. 물론 저자가 주장하는 핵심은 이분법적으로 해석하지 말고 유기적으로 작용하는 뇌를 제대로 이해하고 균형 있게 사용하자는 것이었지만 스스로를 오해했다는 사실에 한동안 나 자신을 반추해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나의 일부가 환해졌다.




이렇듯 읽을수록 나의 내면 어딘가가 넓어지는 경험을 한다. 아주 미세한 확장이라 느리고 잘 보이지도 않지만 갈수록 더 좋아지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 오늘 본 영상

https://youtu.be/DQj4JuDJ_G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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