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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토끼 Sep 10. 2021

잘 해먹고 삽니다 VII

8월의 집밥

8월 들어 예전만큼 요리를 하지 않은 게 사진을 뽑아보니 여실히 드러난다. 논문을 끝낸 유진이가 집을 비우고 놀러간 날들이 늘었고 한국 귀국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위기감에 외식도 늘었기 때문.


확연히 줄어든 집밥 사진을 투척한다. 8월의 하이라이트는 아무래도 오징어짬뽕이 아닐까. 유진이가 한국에서 가져온 짬뽕밥 소스를 써먹어야지 생각한 게 이미 몇 달 전인데 오징어를 넣자고 합의한 게 화단. 한국에선 짬뽕이나 파전 등에 푸짐하게 들어가 애써 찾지 않는 오징어가 영국에서는 왜 이렇게 구하기 어려운 건지. 생선가게에 가면 있는 날보다 없는 날이 많아 매번 날을 잡고도 재료를 구하지 못해 미뤄졌다. 8월 25일, 결국 싱싱한 오징어를 득템, 홍합과 차돌박이까지 넣어 칼칼한 짬뽕을 끓여먹었다.

 

1. 오징어 홍합 차돌 짬뽕  2. 고등어구이를 얹은 온메밀  3. 생크림, 우유, 치즈만 넣고 노른자 띄운 파스타



오래 전에 담근 깍두기가 맛이 가서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다 삼겹살을 구워 깍두기 볶음밥을 해먹었다. 청국장 냄새를 싫어하는 유진이가 에딘버러 놀러간 사이 청국장을 끓여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다음엔 유진이랑 같이 해먹었다. 그리고 언제 먹어도 맛있는 (그러나 주방은 아수라장이 되는) 돈까스.


4. 깍두기 볶음밥  5. 청국장  6. 돈까스



9월 말에 한국으로 돌아가고 나 혼자 내년 1월에 돌아올 예정이니 이제 딱 한 번 남은 집밥 시리즈. 집에 있는 식재료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메뉴가 될 예정이다. 한 포대를 산 고춧가루와 거대한 쌈장은 답이 없지만. 추석을 맞아 떡 장인이 재등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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