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두면 흘러가버릴 것들을 기억하고 싶어서
지나간 시간들을 자주 놓치 못한다.
주저 앉고 한참을 들여다 보고 싶다.
그때의 내가 어땠을까, 나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그때의 나와 함께 했던 그이는 어떤 마음이었을까를 생각한다.
한 시절이 각별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기록하고 싶은데
글을 쓰는 시간은 늘 없고, 내 일상의 한 켠을 떼어내어 짜내야 한다.
포기한 잠도 많다.
오늘 아침에도 기어이 떠지지 않는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아침마다 감사일기를 적는다.
그리고 책도 읽는다.
내가 고요히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끼는 감사의 순간이다.
오늘 보내는 나의 하루는 기록으로 남기기에는 너무나도 평범하게 느껴진다.
나 말고는 볼 사람이 없는데, 굳이 힘들여 적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은 마음이 놓이면서도
쓰여있지 않은 기록에 아쉽다.
이사 준비를 해야했고,
새로운 사업을 위해 사무실 인테리어 공간을 조율해야 했으며
얼마의 현금흐름을 만들어야 낼지 시뮬레이션을 돌려보았다.
생각은 분산되었고 가지치기처럼 파생되는데 무거운 중압감이 느껴졌다.
나에게는
중요한 일이었지만 당장 돈이 되는 일 이기에 치우쳐 진 일들이 있고
엄마로써 (그로스 매니저의 삶을 살고 있다) 아이와의 생활에 요구되는 일들을 수행해야할 의무도있다.
현실의 일상이 꽉 짜여져 있어서
이 당연한 일들을 우선 해내야 한다.
그래서
시덥잖은 나의 일상과 생각을 기록하는 일들을 하려면
시간을 짜내야 한다는게 자꾸만 미루어진다.
하루가 저물고 계절이 흐른다.
나의 일상의 기록이
한 권의 책이 되기에는 너무나도 평범하게 느껴지면서도
쓰고 싶다. 쓰고싶어 진다. 쓰고싶어만 진다.
가만히 두면 흘러가버릴 것들을 기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