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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니 Aug 17. 2023

2204-2205 발을 담그게 된 이상

퇴사하자마자 순식간에 1천만 원이 날아갔다.

퇴사 후 홀가분 한 마음으로, 짜릿한 마음으로, 편도 세 시간 비행을 거쳐 하이난에서 서핑을 배우고(그것도 비자신청 문제로 한 번에 길게 머문 것도 아니고 상하이 하이난을 두 번 왕복하며), 중국에서 한국으로 국제이사를 하며 돈을 쏟았고, 한국에 들어오고 교육비로 또 큰돈을 쏟아, 퇴사하자마자 순식간에 거진 1천만 원이 날아갔다.


사실 한국에 들어와서 새로운 꿈의 분야에서 일하기 위해 교육비로 600여만 원을 쏟는 것에 망설여졌다. 적지 않은 돈이었고, 이 돈을 쓰고 나면 왠지 정말 빼도 박도 못할 것 같았다. 다시 회사로 돌아가기가 힘들어 보였다. 원래 안정장치가 풀린 상황에서라면, 눈앞에 작은 사소한 일이 가장 커 보이는 일이고 눈이 멀기 딱 좋을 때니까.


그렇지만 꿈을 위해 해외퇴사를 거쳐 모든 짐을 싸들고 귀국까지 했고, 일단 전진해 보는 수밖에. 그렇게 교육비 600여만 원을 일시불 결제했다.



퇴사 후 귀국을 하자 마음이 너무 평안했다.


상하이에서는 대형 바퀴벌레에 쥐까지 나오는 악조건의 집을 월세 80여만 원을 주고 살다가, 귀국을 하니 깨끗하고 춥지 않은 집이 너무 안락하고 쾌적했다. 귀국하고 몇 달 후 코로나에 걸려 병원에 갔는데, 신속한 검사와 저렴한 의료비용에 감동해서 눈문 흘리기 직전이었지만 흘리지 않았다.


모든 것이 평안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마음속에는 의문점이 생겼다, 이 평안함은 나를 돌보시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진정한 참된 평화일지(나는 모태신앙이나 마찬가지다), 아니면 그간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며 벌어온 잔고가 아직은 버틸만해서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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