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방향을 스스로 정하는 방법

by 박혜리

엊그제, 오랜만에 내가 아끼는 동생에게 연락을 했다. 그녀는 지난 1년간 나의 방황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 중 한 명이다. 요즘 나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듣더니, 그녀는 내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이것저것 해보면서 선택하는 게 진짜 대단하고 잘하고 있는 거 같아. 언니가 어딘가에 자리 잡기 전에, 그 자리 잡아가는 모습을 하나하나 지켜볼 수 있는 게 나에게 너무 좋은 자극이 돼. 우울해하고 다 포기하고 슬퍼하기만 할 수도 있는데, 새로운 선택을 하고 또 도전한다는 것이 나에게 희망을 줘."

내 방황이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된다는 사실이 내게도 큰 힘이 되어 돌아왔다. 나는 그녀에게 (그게 무엇이 됐든) 꼭 성공해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여전히 나는, 온전히 내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 수없이 꺾이면서도, 다시 일어나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한 번 넘어지고 다시 일어설 때마다 한층 더 성장한 나 자신과 더 선명해진 내 길을 발견하게 된다.

그동안 학교에서 진로 탐색의 기회가 많이 주어졌던 것 같은데, 오히려 졸업하고 나니 진로 고민이 더 깊어지는 것은 왜일까. 돌이켜보면, 학교에서의 진로 탐색은 대학 입시와 취업을 위한 수단에 가까웠던 것 같다. 막상 사회에 나와 일을 해보니 생각과 다른 점이 정말 많았고, 처음에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앞으로의 50년을 좌우할 수 있다는 생각에 더욱 신중해졌다. 그 과정에서 나는 점차 어떠한 '직업'이나 '직무'를 넘어,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 그리고 내 삶이 어떤 모습이었으면 하는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시작했다. 특히 요즘은 예전보다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다양해졌고, 기존의 틀에 나를 끼워 맞추기보다는 나의 삶을 스스로 정의하고, 새롭게 설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점점 희미해지고, 하고 싶은 일로도 돈을 벌 수 있을 뿐더러, 애초에 돈이 아닌 다른 가치를 좇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그렇기에, ‘나’를 잘 아는 것, 그리고 내 삶의 방향을 내가 직접 정하는 것이야말로 한 번뿐인 인생을 진짜로 행복하고 의미 있게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내가 찾은 답은 하나다. 경험. 직접 부딪혀봐야만 그것이 나와 맞는지, 내가 그것을 진짜로 좋아하는지, 무엇을 얻고 놓치는지를 알 수 있다. 나는 정말 극단적인 경험주의자다. 호기심이 많아 뭐든 스스로 해봐야 직성이 풀리고, 준비되지 않아도 일단 멘땅에 헤딩부터 하는 스타일이다. 그렇게 내가 경험한 모든 것은 나에게 배움을 남겼다. 적성시험에서 매번 떨어지면서 나는 암기만 잘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한 달간의 북미 여행을 통해 나는 해외 로망이 전혀 없음을 재확인했다. 사회생활을 시작해보니 나에게는 돈보다 성취감이 훨씬 중요함을 알게 되었고, 기획 일을 하면서도 특히 어떤 단계, 어떤 형태의 기획을 좋아하는지 더 자세하게 알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깨달음은 한 번에 오지 않는다. 각각의 경험이 내 안에 조금씩 스며들고, 나의 생각과 가치관이 무의식의 밑바닥에서 천천히, 아주 조금씩 변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내 SNS 알고리즘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 비로소 발견된다.

나는 타의 반 자의 반으로 지난 1년간 누구보다 치열하게 이 지난한 과정을 거쳐왔다고 자부한다. 막막했지만 멈추지 않았고, 두려웠지만 기꺼이 시도했다. 그 비결이 있다면, 아마도 운명론적인 자기 합리화에 가까운, 회복 탄력성이 아닐까 싶다. 지금도 나는 내가 꿈꾸는 어떤 삶의 형태를 향해 끊임없이 변화하며 나아가고 있고, 이 모든 시간이 결국 나를 성공으로 이끌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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