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애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나는 교육을 감히 사랑한다고 망설임 없이 이야기할 수 있다. 기억이 잘 나지도 않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나는 항상 교육의 가치에 공감했고, 또 가슴 벅차게 열망했다.
기억을 더듬어 올라가보면 시작은 이러했다. 나는 꼬맹이 시절부터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행복했으면 좋겠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다는 이상한 사명감이 있었다. 유난히 오지랖이 넓었던 어린 시절의 나는 이 사회가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고 좋은 사회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곰곰이 생각했고, 모든 사람이 살면서 한 번쯤 거쳐가는 '교육'에 해답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학교는 우리들의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환경이기에, 좋은 교육은 성숙한 사회인을 키워낼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나는 주변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했기에,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학교에서 어떤 교육을 받는지에 따라 누군가의 성격, 가치관, 그리고 삶 자체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달았다. 그렇게 나는 교육자를 넘어 우리나라의 교육 생태계를 직접 설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워갔고, 결국 서울대 영어교육과에 진학하게 되었다.
대학에서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도 나는 교육이 정말 좋았다. 이론과 개념을 공부하고 외우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나에게 실용 학문인 교육학은 딱 맞았다. 나는 4년 동안 어떻게 한 명의 인간을 가르치고, 돕고, 성장시키는지에 대해서 끝없이 고민하고 공부했다. 특히 이론을 바탕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실행하는 수업들이 가장 재미있었다. 몇 가지만 꼽자면, '학교폭력예방 및 학생의 이해', '특수교육학개론', '교육방법 및 교육공학', '영어교과교육론' 등이 있었다. 수많은 어린 영혼들이 모여있는 학교라는 공간을 잘 꾸려가고, 또 그들을 지도하고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복잡하고도 신기한 일인지 모른다. 교육에 관심이 없거나, 사범/교대생이 아니라면 아마 상상하기 힘들 것이다.
나는 영어교육과였기 때문에 영어교수법에 대해서도 배웠는데, 이 또한 꽤나 재미있었다. 보통 우리는 언어를 배우기만 하지, 인간이 어떻게 모국어와 제2언어를 구사하며, 타인에게 어떻게 언어를 가르치는지 생각해본 적이 거의 없을 것이다. 당장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는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치려면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학생마다 언어를 습득하는 방식이 천차만별이고, 각자에게 맞는 효과적인 교수법도 완전히 다르다. 그렇기에 영어 교사는 이 모든 방법을 다 알고,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어야만 한다. 다른 교과와 달리 영어교육만이 가지는 매력이 분명히 있고, 언어를 좋아하는 나는 그 또한 너무나도 사랑한다.
요즘 어떠한 이유로 교육학을 다시 공부하느라 학습 이론들을 보고 있는데,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서 공부한다는 사실이 너무 웃기고 좋다. 우리의 뇌가 어떻게 지식을 받아들이는지, 이를 자극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학습에 관한 심리적인 요인들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배우는 것은 언제나 흥미롭다. 내가 꼭 아이를 낳고 싶은 이유도 내 아이를 양육하고 교육하는 데 있어 내가 배운 내용들을 적용해보고 싶기 때문이다. (이론대로 절대 안 된다에 한 표..)
나는 좋은 교육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사실, 탈사범한 사람 중 한 명으로서, 큰 꿈을 안고 서울대 사범대를 선택한 수많은 이들이 느꼈을 회의와 무력감, 그리고 좌절에 깊이 공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교육을 여전히 사랑하고 교육이 지닌 힘을 믿으며, 앞으로 어떠한 일을 하게 되더라도 끝까지 교육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