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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미 Feb 28. 2019

본격 서점 오픈준비, 욕심은 예산초과를 부른다

이제 상가 계약도 마쳤으니, 본격적으로 서점 오픈 준비에 돌입한다.

처음 서점 창업 예산으로 설정했던 게 보증금 포함 5천만 원이다.

보증금 2천만 원 정도를 생각했고, 나머지 것들은 3천만 원 정도면 충분히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카페 집기 전체를 양도받느냐고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던 권리금을 지출하게 되었다.

(물론, 카페 집기를 일일이 구입하는 비용보다는 저렴했다고 생각한다. 또 기본적인 인테리어가 잘 되어있었기 때문에 인테리어 비용도 거의 들지 않았다.)


나머지 예산으로 책, 책장 등 가구, 간판, 원두 등 카페 재료 구입을 해야 한다.

원래 계획은 책장 등 가구는 기성품을 구매하여 최대한 저렴하게 배치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막상 나의 공간이 생기고, 조금 더 예쁘게 꾸미고 싶은 욕심이 생겨나자 기성품은 뭔가 아닌 것 같았다.

우리 책방에 딱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맞춤책장을 주문하는 쪽으로 마음이 바뀐다.

그래, 맞춤책장이 역시나 예쁘긴 했다. 대신 원래 책장 예산으로 잡았던 것의 2배가 지출됐다.

지금 봐도 맞춤책장은 참 마음에 든다. 다만 비싸다는 것만 빼면..


간판도 요즘 트렌드에 맞게 좀 세련되게 하고 싶다.

기본형이 아닌 갈바 간판에 후광 조명까지 넣었다. 역시 예산초과다.


내가 생각하는 책방의 모습은 엄마들이 어린아이와 함께 와도 불편하지 않는 곳이었기에 다른 서점에서는 크게 고려하지 않을 만한 물품들도 구입하게 되었다.

좌식 매트와 소파, 기저귀 교환대, 바운서, 공기청정기 등등..


그리고 오픈식 날 뭔가 이벤트라도 해야 되지 않겠나.

연말에 오픈하니 새해 달력을 나눠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잔뜩 주문했다.

개업떡도 빼놓을 수 없다. 동네 떡집에서 아주 넉넉하게 맞췄다.

(결과적으로.. 새해 달력은 아직도 많이 남아있고, 떡도 엄청 많이 남아서 냉동실에 보관 중..)


그 외에도 생각지 않게 자잘하게 필요한 것들이 계속 생겨나서 지출은 계속되었다.

그러다 보니 주객전도처럼 서점인데 책을 구입할 비용이 모자란다.

샘플북 100%를 콘셉트로 하는 서점이라 책에 투자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마이너스통장 아니었으면 서점 오픈 못할 뻔했다.


보통 동네책방을 창업하는 분들은 예산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심지어 인테리어도 당연히 셀프로 하던데..

나는 애초부터 셀프 인테리어를 할 능력은 나에게 없다고 판단하여 배제했고, 예산 안에서 물품을 구입하는 게 아니라 물품을 구입하며 예산을 늘려갔다.


솔직히 좀 대책 없다. '망하면 어떡하지?' 고민했던 게 무색하게 망하려고 작정한 사람처럼 돈을 써대니..

'초기 투자'라는 말로 포장하며 합리화 시켜본다.


자영업입문스쿨 강의를 들었을 때 강사님이 하신 말씀이 딱 맞았다.

본인이 설정한 예산의 1.5배를 생각하고 시작해야 한다고.. 예산은 예산일 뿐이었다.

(정확하게 계산해보지는 않았지만) 결국 처음 설정한 예산보다 1천만 원 정도는 더 지출한 것 같다.

그리고 오픈한 이후로도 지출은 계속된다...


초기 창업비용 회수가 3년 안에 안되면 그 사업은 망한 거라는데.. 나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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