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나이드는 줄 알았는데

시간을 거꾸로 걸어가며, 엄마를 보낸 기록

by 오레오레오

엄마의 상태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

처음에는 그저 기력이 떨어진 줄 알았다.

시간이 지나면

조금은 나아질 거라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엄마는 점점 약해지고,

몸이 마음을 따라가지 못하는 날들이 늘고 있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나는 자꾸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는

같이 나이 드는 줄 알았는데.


엄마가 늙어가는 모습을 보며

나도 조금씩 나이를 먹고,

그렇게 오래 함께 있을 줄 알았다.

그 시간이

이렇게 짧을 줄은 몰랐다.


함께 여행을 다니면

엄마는 늘 나보다 앞서 걸었다.


걸음이 하도 빨라

‘직진 명희’라고 놀릴 정도로,

나는 늘 엄마의 뒷모습을 보며 걸었다.

하지만 아프기 시작한 후로

작고 마른 엄마의 걸음은

한없이 느려졌다.


“다음 신호에 건너자.”

“잠깐 쉬었다 가자.”


기운 없이 말하던 엄마.


나는 이제

그 손을 잡고

천천히 걷는다.


병원 침대에

삶이 갇혀버린 엄마를 보면

이제는 보내줘야 하나 싶다가도,


조금씩 멀어져가는 엄마를 보면

마음이 덜컥 내려앉는다.


한 번도 상상한 적 없던 날들을 보내며

무너지는 마음을 어찌할 수가 없다.


2026년 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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