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면 있을 것 같았다

2026년 1월 13일_

by 오레오레오

엄마를 보내는 시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시간을 거꾸로 걸어가는 일기입니다.


KakaoTalk_20260313_220651020.jpg 엄마가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병원

엄마가 떠난 지 며칠이 지났다.

집에 돌아와 문을 열면

이상하게도 엄마가 병원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일이 끝나면

무심코 엄마에게 전화를 걸려다

문득 멈춘다.

'아, 이제 전화를 받을 사람이 없구나'

'내 전화를 기다릴 사람이 없구나'

아무도 없는 집인데

마치 엄마가 잠시 외출이라도 한 것처럼

집 안에 엄마의 기척이 남아 있다.

문을 열면

엄마가 소파에서 일어나 나를 반겨줄 것 같고,

부엌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자꾸만

집 안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엄마를 불러본다.

엄마가 머물렀던 자리를

바라보고, 만져보게 된다.

이제 ‘엄마’ 하고 불러도

답해줄 사람이 없다는 사실은 분명한데

마음은 아직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서북병원에서,

엄마 집에서,

향동포레요양병원에서,

우리 집에서,

강북삼성병원에서...

엄마는 아직도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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