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고 싶은 마음

2025년 12월 29일_12월 15일의 일기

by 오레오레오

2025년 12월 29일


한계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사실이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이렇게까지 싫었던 적이 없는데,

결국 맞는 말이었다.


나는 요즘

마음속으로 엄마의 장례를 치른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다시 병원으로 간다.


엄마는 여전히 그 병실, 그 자리에 있고

나는 매일 그 곁을 지킨다.


하지만 마음은 이미 한 발짝 물러나 있다.

놓고 싶은 마음뿐이다.


며칠 전에는

도망가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과 운명을

피하지 않기 위해

버티고 또 버텼다.

작년 이맘때의 나는

지금을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는 만큼

엄마는 쇠약해지고

나는 지쳐간다.


2025년 12월 15일


부디 살게 해 달라는 기도를

나는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나를 죽일 만큼 몰아가지 않기로 했다.

이 시간이 형벌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저 삶의 한 부분일 뿐이라고

억지로라도 생각해 본다.


의사 선생님의 말이 자꾸 떠오른다.

엄마를 한 인간으로 바라보고,

나 역시 한 인간으로

이 시간을 살아가는 것.


나는 나를 지켜야 한다.

엄마를 가여워하는 마음으로

나까지 무너지면 안 된다.


사랑은

온전한 이해가 아닐지도 모른다.

이해할 수 없음과

미움까지도 인정하고

그저 곁에 있어주는 것.

함께 묵묵히 걷는 것.


하지만 오늘은

그 모든 생각보다 먼저

이 마음이 올라온다.

그저 놓고 싶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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