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죽음을 먹고 나는 자랐다_3일장 세 번째 이야기

따뜻했던 유골함

by 오레오레오

장례를 치르는 내내 바다 날씨는 변덕을 부렸다.

장례지도사조차 바다장은 처음이라 했고, 풍랑주의보 때문에 배가 뜨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발인 전날이 되어서야 겨우 바람이 잠잠해졌다.

엄마가 마지막까지 우리를 챙겨주는 것 같았다.

화장이 끝난 뒤 받아 든 엄마의 유골함은 이상하리만큼 따뜻했다.

그 온기 때문에, 이 모든 일이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에 올랐다.

엄마를 바다로 보내기 전, 유골을 한 줌 집어 작은 함에 따로 담았다.

목 끝까지 차오른 이별이 그제야 실감 났다.

배가 멈추자 위치를 알려줄 부표가 우리를 맞았다.

엄마가 좋아하던 색색의 꽃들이 유골함을 감싸고 있었다.

그 풍경이, 이상하게도 위로처럼 느껴졌다.

천천히 엄마의 유골이 바다로 내려갔다.

꽃잎과 함께, 엄마는 바다로 흩어졌다.

가족들이 던진 국화꽃도 점점 멀어졌다.

넓은 바다를 따라 긴 여행을 시작할 우리 엄마를

나는 아직, 보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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