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 서평
군복 비슷한 등산복을 입고 사냥용 모자를 쓴 사나이들이 둘러앉아 들판에서 겪은 아찔한 경험에 대해서 얘기할 때 나는 더 이상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앉아 있지 않을 것이다. 잘 깎은 화강암과 같은 눈매로 지평선을 응시하면서 나지막하고 걸걸한 목소리로 "그래, 숲 속에서 단숨에 해치워버렸지"라고 일갈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나는 애팔래치아 트레일 종주의 백미가 상실에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모든 경험이 바로 자신을 철저히 일상생활의 편리함에서 격리시키는 것, 그래서 가공 처리된 치즈나 사탕 한 봉지에 감읍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 코카콜라 한 잔에 마치 처음 마셔보는 음료수인 것처럼 넋이 나갔고, 흰 빵으로 거의 오르가슴을 느낄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