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칠 오리백숙, 그 깊은 맛
황칠 향 따라, 사인사색의 첫 식탁
부여 산뜰애
사인사색(四色四人).
넷이서 넷의 색을 담고 모였다.
각자 다른 삶을 살다가, 서로의 빛깔을 알아보게 된 우리.
그저 맛있는 걸 먹고, 편히 웃고, 마음의 속도를 조금 늦추고 싶어서 시작된 소박한 모임이다.
6월의 첫 만남은 마을 어귀에 숨듯 자리한 식당 ‘산들애’에서였다.
작은 골목으로 들어서면
6월의 꽃향기와 함께 풍기는 구수한 냄새,
정겨운 사투리와 웃음소리가 먼저 반긴다.
그리고 그 안에는, 활기가 넘치는 어르신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우리가 예약한 건 황칠 오리백숙.
살면서 여러 번 먹어봤지만, 이 집의 백숙은 조금 특별했다.
녹두가 들어가서 깊고 구수한 국물에 따뜻했고, 오리 고기는 질기지 않고 부드러웠다.
한동안 잊고 지냈던 그 맛이,
마치 먼 길을 돌아 다시 찾아온 반가운 친구처럼 마음에 스며들었다.
밑반찬은 기본만 놓아주시고,
나머지는 셀프 코너에서 우리가 직접 가져다 먹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그 기본이, 참 알찼다.
고춧가루까지 정성 들여 담갔을 듯한 김치며, 고소한 나물 두릅장아찌, 반찬 하나하나에서
정갈한 손맛이 느껴졌다.
우리는 몇 번이나 자리에서 일어나
반찬을 덜어 와 수저를 놓을 틈 없이 먹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나온 찹쌀밥.
하얗게 윤이 흐르고, 숟가락으로 뜰 때마다 쫀득하게 달라붙는 그 밥은
배가 불러도 자꾸만 손이 가는 맛이었다.
국물에 말아 한 숟갈, 반찬 하나 올려 한 입,
그렇게 우리는 조용히, 천천히, 정성스레 밥 한 끼를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올 무렵,
한 어르신이 웃으며 말씀하셨다.
배 든든하게 채웠으면, 마음도 든든해졌지?
정말 그랬다.
식당을 나서면서도 국물의 온기와 밥의 감촉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산들에에서의 6월의 식탁,
사인사색의 6월의 첫 기록.
그건 단순한 맛집 탐방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천천히 알아가는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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