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new 06.

변화 : 나와 내 세상은 변해야 한다

by 선물같은 오늘

수술을 마치고 요양병원에 있으며, 나는 이제 '참지마요'가 되기로 했다.

나름대로 자기표현을 잘하고 산다고 생각했는데,

다툼과 분란이 싫어 조금씩 삼켜온 말들이 내 안에서 곪아가고 있을 줄이야..


암은 나를 깨우고 다시 일으켰다.

이제 더 이상 숨지말고 나오라고, 참지말고 뱉으라고,

내 세상을 돌아보고 잘못된 것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바꿔보라고..

다른 누구, 무엇보다 나 자신을 우선하며 살아야 한다고..

오래전부터 내안에서 외쳐왔는데, 나는 이제서야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러나 막상 현실로 돌아와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가정을 외면하고 내 꿈을 가질 수 없었고,

가족을 버려두고 내 삶을 찾을 수 없었다.

엄마, 아내, 그리고 딸.. 그리고 누군가의 이웃으로

나를 둘러싼 세상은 변하지 않았지만, 내 안의 세상은 변해보기로 했다.


첫째, 누군가를 미워하는 일을 그만두기로 했다.

나는 그동안 불행의 원인을 내가 가장 사랑하는 가족들 안에서 찾았다.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온 신랑을 원망했고,

녹록치 않은 아들육아를 뒤늦게 접해 아이를 미워하기도 했다.

물론, 딸아이도 내 짜증과 분노의 대상에서 예외는 없었으며

그렇게 우리 가족은 내 불행에 물들어가고 있었다.

이제 나는 내 불행의 원인을 더이상 찾지 않는다. 다만, 마음이 흔들리고

불안이 자리잡는 날에는 행복의 이유를 찾아나선다.

그러면 요동치던 감정의 바다는 고요해지고, 이내 햇살을 머금게 된다.


둘째, 나 자신을 가꾸는 일을 시작했다.

내게 좀더 좋은 음식을 먹이고, 좋은 옷을 입히고

좋은 풍경을 보여주고, 좋은 음악을 들려주며.. 나 자신을 우선하여

사랑하고 표현해주기로 했다. 그랬더니 아프기 전보다 더욱 건강해보인다는,

더 예뻐졌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신기했다. 아, 내가 나를 먼저 사랑해야

다른 사람들도 내게 관심갖고 사랑해줄수 있구나. 그 당연한 사실을, 나는

호되게 아프고서야 알았다. 그래도 이제라도 알았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셋째, 내 삶의 가치를 좀더 높이 평가하기로 했다.

큰아이 출산과 함께 단절된 경력이 나도 모르는 새, 나를 움츠러들게 하고 있었다.

자존감은 바닥나고 자신감은 사라지고, 내게 남은 것은

의무와 책임, 해야할 일과 해야할 말 뿐이었다.

내 존재의 이유는 집안에 있었고, 내 인생의 목표는 가족을 향했다.

나는 절망했지만, 조심스럽게 다시 희망해보기로 했다.

여전히 가족을 사랑하지만, 그 방식을 달리하여 그들에게 매달리지 않고

나를 위한 1년, 3년, 5년, 10년.. 그보다 긴 시간을 계획하며

내 삶의 가치를 좀더 높은 곳에 두기로 한 것이다.

못다한 공부, 잊어버린 꿈, 내 방식대로 이어가는 돈벌이까지..

나는 이제 현관문을 열고 세상에 나가볼 생각이다.


내가 변해야 내 세상이 변한다.

두렵지만 용기내서, 어렵지만 다잡아서 변해야 한다.

그것만이 내가 살고, 우리 가족이 살아갈 수 있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