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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콩이네 아빠 Dec 29. 2024

아빠 토끼와 콩콩이 거북이

우리의 아침도 행복해졌으면..

콩콩이 시계와 내 시계는 속도가 다르다. 콩콩이는 스르르 스르르~ 쿵! 다가와 아침이 왔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 알림에 맞춰 나는 콩콩이의 아침을 준비한다. 그리고 나는 씻으러 가며 콩콩이에게 말한다.     


“콩콩아! 이거 먹고 있어. 아빠 씻고 올게.”     


“아빠 다 씻으면 콩콩이 씻으러 가는 거다! 알겠지?”      


콩콩이가 대답한다.     


“네!”     


대답은 빠르고 정말 잘한다.     


20분 후. 씻고 돌아와 보면 여전히 콩콩이는 식사 중이다. 나는 아침에 먹는 영양제를 먹으며 콩콩이에게 말한다.     


“콩콩아, 얼른 먹자 우리 얼른 씻어야지.”     


콩콩이가 대답한다.     


“네!”     


그러고는 먹을 것을 손에 들고 멍을 때리고 있다.      


콩콩이 시계는 천천히 움직인다. 반면 내 시계는 1분도 너무 빠르다. 체감상 1분이 60초가 아닌 10초로 느껴진다. 나는 100m를 전력으로 질주하고 있고, 콩콩이는 산책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콩콩이 엄마는 먹는 속도가 빠른데, 콩콩이는 누굴 닮은 건지.     


그래도 눈치는 보는지 어느 순간 그만 먹는다고 하면서 씻으러 가자고 한다. 가면서 콩콩이는 한 마디 한다.     

“콩콩이가 애기였을 때는 씻으러 가자고 하면 잉잉~ 안 씻으러 갈래라고 했는데, 이제는 언니니까 안 울고 잘 씻지?”            


그러면 나는 대꾸해준다.     


“그럼~ 우리 콩콩이 4살 언니잖아.”     


그리고 속으로 한 마디 한다.     


‘그래 이제는 말 좀 들어야지..’     


출근 준비하랴 콩콩의 그날그날 감정 맞춰주랴, 아침부터 시간은 정신없이 흘러간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콩콩이는 하루 중 아침에 기분이 제일 좋다. 내가 조금만 장난쳐도 까르르까르르 잘 웃는다. 씻기면서 같이 장난치고, 옷 갈아입으면서 장난치고, 차에 타면서 장난치고, 어린이집까지 가는 길에 장난치면서 밝게 웃는다. 출근하기 싫은 나의 마음을 달래주는 건 콩콩이뿐이다.      

 

콩콩이의 웃음만큼 우리의 아침도 행복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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