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언제나 위기는 찾아오는 법이라고 나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한 사건으로 인해 보람보다는 속상한 마음만이 남아
마지막에는 와르르 무너져 내려버렸다.
나는 더이상 교사를 할 수 없겠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지쳐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정말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떠나고 싶었다.
일단 일을 그만두자고 생각했을 때부터 생각이 정리된 게 아니라 더욱 복잡해져 버렸다.
왜냐하면! 나는 졸업 이후로 다른 분야에 대한 준비를 단 하나도 하지 못했기 때문인데,
그 흔한 컴퓨터 자격증이나 영어점수가 없었다.
정교사자격증에 너무 의존 해버린 것만 같아서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준비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근데 뭘 해야하지? 뭐부터 시작해야하지?
너무나 막막해서 정보를 구하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진로에 대해 한참 이야기한 시기가 이때쯤인 것 같다.
그러다가 친한 선생님께서 대학원을 소개해주셨다.
그림책을 배울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그 땐 실무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이라 착각했지만 사실 일반 대학원은 이론 중심이다. 꼭 참고하자)
내 성격은 생각도 많고 생각보다 저돌적인데, 한참 고민을 하다가 일단 원서접수라도 연습 차 해보자고 생각해서 그날 바로 퇴근하자마자 학업 계획서를 작성했다.
그런데 왠일인걸 서류 통과가 되어 교수님을 뵐 기회가 생겼다. 면접도 일단 떨어지더라도 연습삼아 가보자 생각했다.
면접을 본 시기가 내 교사 인생 중 가장 최악이 시기였어서 꼼꼼하게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
그저 내가 왜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은지 명확한 이유라도 말할 수 있도록,
다음에 면접의 기회가 다시 한번 찾아온다면 교수님께서 나를 알아볼 수 있도록 인상을 주자라고 생각하며
면접 하루 전날 면접 준비를 했다.
정말 합격할것이라는 기대 하나 없었다.
근데, 사람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덜컥 합격하게 되었다.
나의 목에 합격 목걸이가 걸어지며 띄워진 물음표.
“나 이제 교사 그만해야 하는건가?”
그리고 나는 선택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20대를 후회 없이 보내보자.
바로 학자금 대출을 받아 대학원을 등록해버렸다.
마지막으로 남은 용기를 짜내 보았다.
이제 또 이런 용기를 언제 내 볼 수 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