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66세에 늦깎이 중학생이 되기로 결심하다.
언젠가 텔레비전에 어르신들이 다니는 특별한 학교가 소개된 적이 있었다.
한글을 몰라서 군대에 간 아들이 보낸 편지에 답장을 할 수 없었다는 어르신,
한글을 몰라서 동사무소에 가기가 부끄러웠다는 어르신,
심지어 한글을 몰라서 내 이름 석 자도 적을 수 없었다는 어르신까지.
그곳에 모인 이유는 각양각색이었지만 열심히 무언가를 배우겠다는 마음은 어린 학생들보다 몇 배는 더 커 보였다. 어떤 어르신 부부는 남양주에서 영등포까지 왕복 4시간을 넘게 통학을 하실 정도로 고된 여정이었는데도 인터뷰 내내 배움의 기쁨이 얼마나 큰지에 대해서 쉼 없이 자랑을 쏟아내셨다.
그렇게 한참 텔레비전을 보던 이여사님께서는 난생처음으로 중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집 근처에는 만학도를 위한 학교가 없었고 설령 있다고 해도 사는 게 팍팍해서 엄두도 낼 수 없었다. 그렇게 이여사님의 꿈은 점점 더 마음속 깊은 곳으로 침잠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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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참이 지났고 자연스럽게 학교 얘기가 잊혔을 때였다. 이사를 하게 되면서 매일 아침 출근길, 마을버스 안에서 책가방을 메고 영어 단어를 외우는 어르신들을 만나게 된 것이. 어르신들은 같은 정류장에서 우르르 내리셨고 같은 방향으로 서둘러 등교를 하셨다. 이여사님께서 그렇게도 가보고 싶어 했던 만학도를 위한 학교가 도보 20분 거리에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이여사님의 진학에 대한 꿈은 다시 피어나기 시작했고 코로나 때문에 의지가 잠시 약해지긴 했었지만 결국 2023년 3월 2일, 중학교 입학을 하게 되었다.
국민학교 졸업 후 무려 반세기 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