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2] 반배치고사

시험의 굴레 속으로 빨려 들어가다.

by hyeonAc


이여사님께서는 며칠 전부터 계속 소화불량과 복통을 호소하셨다. 약을 지어먹어도 차도가 없으셨다. 곧 입학인데 이렇게 컨디션이 안 좋아서야 학교를 제대로 다닐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이 소화불량은 신경성이 아닐까 의심스러웠다.

분명히 처음 학교에 문의했을 때만 해도 선착순 마감이라고 했었다. 심지어 오전반이 먼저 마감이라고 했기에 12월 초에 서둘러 접수했던 것인데 이제 와서 반배치고사 이후에 하위 30명은 오후반으로 옮겨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오전반에 맞춰 다 짜놨는데 이제 와서 정원초과로 탈락자가 발생한다고 하면 어쩌란 말인가!!

교무실로 당장 쫓아가고 싶었지만 시작부터 진상 학부모로 찍힐 수는 없기에 꾸욱 참고 예비문제들을 같이 풀어보았다. 무슨 문제가 나올지 몰라서 간단한 사칙연산부터 기본적인 영어단어들까지 일단 닥치는 대로 외우도록 했다.



예비소집일 당일,

회사일정이 바빠서 이여사님께 소집장소의 위치를 약도로 그려드리고 출근을 했다. 걱정이 되긴 했지만 무려 중학생 아닌가!! 이제부터 스스로 알아서 잘 해내야 하는 중학생 말이다.


오백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였는데 다행인지 친구와 함께 입학한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은 혼자라고 했다. 이여사님은 이렇게나 많은 학생들이 입학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에 당황스럽기도 했을 것이다. 학교 생활에 대한 소개와 교장선생님의 훈화 말씀이 이어졌는데 세월이 지나도 교장선생님의 끝없이 이어지는 훈화 말씀은 변한 것이 없다는 소감을 남기셨다.


드디어 대망의 반배치고사!!

운전면허 필기시험 이후 시험이란 거 자체가 처음이라서 매우 긴장을 하려는 순간, 선생님들이 갑자기 반 별로 인원을 나누시 시작하셨다고 한다. 그러더니 피리 부는 사나이처럼 푯말을 들고 언덕 위 교실로 자리를 옮겼는데 이렇게 했는데도 반을 잘못 찾아 들어온 어르신 아니 친구들이 있었고 ㅇㅇ반으로 가라고 하면 또 길을 잃을까 봐 그냥 그 반에서 시험을 치르셨다고 한다.


과연, 우리집 중학생은 오전반에 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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