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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아 Jul 01. 2024

블챌 대신 브챌

어떻게든 글쓰기

2024.06.30. 2024년의 절반 끝에서.

  글을 써야겠다고 느꼈다. 생각을 기피하다가 깊이 없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아서. 이 상태에 머무르고 싶지 않아서. 글은 나를 사고하게 하고 성찰하게 하며 더 나은 나를 꿈꾸게 한다. 기록은 나의 소중한 사람과 순간의 아름다움이 오래도록 기억되게 한다. 그렇기에 내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내 인생에 글이 필요하다. 그래서 써보기로 했다. 뭐가 됐든, 누군가 혹은 미래의 내가 우스운 글이라고 평가하든 말든, 어떻게든 써보기로. 다만 진심을 담아서.


  무더웠던 6월, 3학년 1학기를 흘려보내며 알아차린 나의 변화가 몇 가지 있다. 첫째, 타인의 성취에 부러움이 앞서지 않는다. 주변에서 인턴에 붙었다는 소식을 정말 많이 들은 한 달이었다. 작년만 해도 그런 소식을 들으면 나도 뭐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나는 지금 뭐 하고 있지, 저 사람은 어쩜 저렇게 대단할까 이런 생각만 들었다. 하지만 이번 달에는 그런 소식에 동요하지 않았다. 그 사람의 인생과 나의 인생은 다르니까. 살아온 방식도, 성향도, 나아갈 길도 전부. 그래서 온전히 축하해 줄 수 있었다. 누군가의 삶이 새로운 경험으로 다채로워질 수 있다는 건 축하해 마땅할 일일 테니.


  둘째, 외로움을 덜 체감한다. 일상을 채우는 방법을 깨우친 덕분일 수도 있다. 심심하면 외로운 경우가 많았는데, 뭐라도 일을 벌려 놓으니 덜 심심하고 덜 외롭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핵심적이었던 요인은 인정이다. 무슨 인정이냐 하면, 나는 이 정도의 쉼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인정이자 그 사람에게 내가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인정이다. 내가 너무 게으르고 사람 만나기를 두려워하는 모자란 사람 같아서 슬펐고, 더는 나를 찾지 않는 사람에게 속이 상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괜찮다. 그런 나를 내가 바꾸려고 해봤자, 그런 나를 밀어내는 사람을 내가 애써 붙들려고 해봤자 나만 더 아플 뿐이다. 나의 좁은 관계망 속에 있는 사람들이 나를 떠나려거든, 더는 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거든 그 사실을 인정하고 내버려두는 게 맞다. 그들이 곁에 없어도 나는 충분히 좋은 사람이니까. 언젠가 내 진가를 알아줄 사람이 더 생겨나겠지 하며 내 삶을 살아간다.


  마지막 변화는 그다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사회 공헌에 회의를 가지게 된 것이다. 나는 지금 적정 기술 나눔단이라는 동아리와 봉사활동을 나가는 공헌단에 소속되어 있다. 그러다 보면 종종 한 고민을 맞닥뜨린다. 그 사람들은 이게 정말 필요할까? 내가 장애를 대상화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 답이 예스인 것 같아서 갈피를 잃은 상태라고나 할까. 그렇다면 나는 무얼 위해 이걸 하고 있는 것인지.. 그런데 어쩌면 필요한 변화인지도 모르겠다. 예전의 나는 내가 하고 있는 게 '약자'에게 필요한 일인지 고찰하지도 않고 당연히 필요하겠거니 하며 내심 우쭐댔었다. 그때에 비하면 방황하는 편이 낫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혼란이 잘 풀려서 더 현명한 눈으로 사회 공헌을 그려나갈 수 있기를 예상해본다.


[7월 계획]

- 챌린지: 브런치에 글쓰기(주 3회 이상)

- 토플 공부

- 어린이집 인턴 무사히 마치기

- 독서(주 1권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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