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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연필 Mar 02. 2016

칭찬의 방향

단순한 소년을 노력하는 소년으로 만들었던 칭찬

중학교 1학년이 될 때까지 왜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 단순하게 생각했고 단순하게 행동했다.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라는 칭찬들은 어른들의 말을 잘 듣고 잘 따르는 그런 착한 아이가 되도록 만들었다. 그런 면에서 소년은 아주 착한 아이였다.


소년이 사는 동네 사회복지관에는 작은 속셈학원이 있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가정환경이 어려운 친구들이었다.  그곳에 새로운 선생님이 오셨고, 그 선생님은 다른 선생님들과는 달랐다. 따뜻한 선생님이었다.


영어교과서의 두 장 정도 되는 분량을 외워오는 숙제가 있었다. 정확하게는 외워도 되지 않는 숙제였다. 오래전이라 기억이 흐릿하지만 세네 번 정도 읽어오라는 숙제였던 것 같다. 소년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두 장을 몽땅 외워버렸다. 3살 어린 동생을 옆에 두고 몇 번이고 확인까지 했다. 그리고 다음 날 속셈학원에서 완벽하게 외운 것을 자랑했고,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칭찬을 들었다. 그 칭찬은 확실히 다른 칭찬들과 달랐다.


참 아쉽게도 꽤 오래전 일이라 칭찬의 정확한 대사는 기억나지 못한다. 하지만 그 방향만큼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그 칭찬의 방향은 바로 '노력'이었다.


우리가 누군가를 칭찬하거나 칭찬을 들을 때, 그 칭찬의 방향이 대부분 결과를 향하고 있다. 그런 칭찬 속에서 자연스럽게 결과를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게 된다. 이 삶에 만족하고 또 이로 인해서 원하는 바를 이룬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무엇이 옳다 라고 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조심스럽게 주장하고 싶다. 결과를 위해 노력하는 삶이 생각보다 자신의 감정에게 재미없는 삶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어쩌면 마냥 착한 아이로 남을 수 있는 소년에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노력하는 소년으로 만들어 준 속셈학원 선생님처럼, 우리도 누군가에게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따뜻한 칭찬을 선물하고, 이왕이면 그 방향을 노력으로 잡는 것. 이것만으로도 한 사람의 색이  분명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이렇게 모두가 각자의 색을 가질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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