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yeonin Jul 05. 2021

아픈 혓바닥

몸에 나쁜 건 절대로 하지 않는다. 슈퍼 헬시 양현인.

1.

약 두 달 전 부터 스다의 라디오를 듣지 않기 시작했다.

그냥 겁이 좀 나서.

당장은 아니겠지만 ‘아, 닿으면 닿을수 있겠구나’ 싶은데 덜컥 무섭더라.

준비가 아직 안되서. 아직 내 모습이 내 맘에 들지 않아서. 자신이 없어서.

그래서 휴덕했다.




2.

이 후 약 한 달간은, 가슴이 공허했던 것 같다.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젠 어제 일도 오늘 아침 일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좋은건가? 드디어 현재를 살게 됬으니?

자연을 보려 노력했던 것 같다.

‘인간 아무 것도 아니야. 넓은 지구를 봐. 우주를 봐.’

중얼거렸던  같다.



 

3.

‘한예슬이 쏘아올린 작은 공’ to ‘버닝썬 마약 파문 진실공방’에  꽂혔었다.  

망R. 인간계에서 멀어지려 했더니 도리어 가장 더러운 분야에 꽂힌건 또 뭐야.

아빠가 어둠의 세계는 내가 해결할 테니까 너희는 밝은데만 보고 살랬는데, 내 몸에 흐르는 셜록의 피.

화류계와 버닝썬 A to Z까지 잠을 줄여가며 내리팠다.

‘나는 도대체 왜 이러고 사는 걸까’ 고개를 저어가며.




4.   

이 무렵 ‘스다의 동거/결혼설’이 터졌던 것 같다.

휴덕한지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터라 치명타는 피했다.

스다가 온 열정의 이유였던 기간을 지나고 알게 해주셔 감사하다 무릎을 연해 기도를 올렸다.

어디까지 진실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스캔들의 사연도 상대도 스다다워서 웃음이 나왔다.

스다의 가장 큰 매력은 건강한 정신과 맑은 순정이다.

너만 행복하면 돼. 그래 잘 하고 있어. 안심이야.




5.

친구가 옆집으로 이사를 갔다.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친구를 만나러 갔다.

친구는 승리 구속에 관한 기사를 쓰고 있었다.

오는 길에 지디의 노래를 들었다.   

  



6.

이틀간 밤을 새워 권지용 다큐멘터리를 5초에 한번 멈춰가며, 큰 숨을 들이마시고 한숨을 뱉어내며 끝내 겨우 다 보았다. 가슴이 아파 자려고 누워도 잠이 오지 않는다.


이러기를 삼일 째. 혓바닥이 타는 것 같다.

구글에 '혀 통증'을 검색해 봤다. 설통이라고도 하고 구강작열감증후군이라고도 한단다. 스트레스가 원인이란다. 살다 살다 혀가 다 아파본다. 지디는 내 아픈 손가락인지 알았더니 아픈 혓바닥인가보다.




7.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내가 강해져야겠다.

내가 커질게. 내가 자랄게. 내가 잘할게. 내가 다 미안해. 아프지마. 어디가지마. 다들 기다려줘. 많이 사랑해.


작가의 이전글 True K-Pop의 시초, GD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