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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eonin Jul 30. 2021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사람

기대가 없는 사람. 기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왜 헤어졌냐고 물으면.

글쎄, 나를 너무 몰라줬어.

오해는 말어.

나는 좌우명이 ‘그럴 수도 있지 사람이야.


이유가 있겠지.

사정이 있었을거야.




얘- 있잖아.

나처럼 사랑에 올인인 사람이.

매사에 진지한 사람이.

누군가를 온전히 ‘믿는다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야.


진짜로 말하는 거야.

나 기대가 없다니까.

누구 열 받으라고 하는 소리도 아니고,

말 그대로 기대가 없어서 없는 것도 아니라,

하도 디여서 기대를 못하는 거라니까.

거-참 알아듣나 모르겠네.

나 좀 봐줘.

진짜 솔직하게 말하는 거야.




나는 너에게 상처받지 않았어.

줬으면 내가 많이 미안하다.

애가 좀 싸가지가 없지?

얘 누구 덕 볼 생각이 없어서 그래.

자위더라도 현생 힘들어도 청렴한 저자가 될래라고 마음먹은 그 어린 다짐 이후로

최소한 누구를 속이지는 않았던 거 같아.

솔직하고 손봐도 찝찝하지는 말자 했던 거 같아.



근데 거칠지? 지멋대로고.

내가 미안해.

내가 부족함이 많아.

근데 변명은 아니고 그냥-. (응 사실은 변명인데,)

돌격- 앞으로- 의 삶이, 만만하지는 않아.

제 성질 못 죽여서 그냥 이러고 사는 거 뿐이야.

이타심은 이기심이라는데 혹시 이해되니?

그냥  수준에 도달했던  했던 자기가 원하는 이미지로 살아야 스스로에게 위로가 되는 종족이 있어.

착한 척 하는게 아니라 그냥 이렇게 태어난 종의 변명이랄까, 뭐- 고해성사야.




있지.

나는 사랑에 기대가 많았어.

그래서 사랑에 상처를 많이 받았어.

그리고 덕분에 많이 자랐어.



그렇게 사랑하고, 그렇게 좋아하고, 그렇게 전부였어도.

거대한 운명 앞에 사람은 헤어지고.

서로의 기억은 다르게 남더라.




그런데 거기까지 죽지 못했고 서로를 위해 살지 않은 우리가 서로 오해하는  당연한 것이 아닐까?

나는 상처를 안 받아서 안 받았다고 말하는거야. 그래서.

우리의 관계가 가볍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고.

그냥 모든 관계에는 오해가 당연히 있다고 생각하니까.  


솔직히 우리가 뭐라고.

우리 아무것도 아니잖아.

그럼에도 상처받고 섭섭한 무언가의 마음이 든다면

그건 우리가 우리를 특별하게 하고 싶다는 반증이라고 나는 .



그러면 망치지 말자.

예쁘게 보자.

오해도. 굳이 선택해서 상처로 남긴거 잖아. 내가.

네가 뭐라고. 내가 뭐라고.


섭섭해줘서 고마워. 나는 몰랐네.

나 예쁘게 봐주는지.

나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어. 무엇과도 별개로.

너도 이유가 있지?

응, 그걸 남기자.

그것만 기억하자.




그렇게 많은 책을 읽었는데.

신앙을 시작하고 어쩌면 좋니,

독서의 기억만 독서의 습관만 그때의 지식만 배설물처럼 버렸어. 그러고 싶었나봐.

사람은 간사하니까.  재수 없었나.

죽어서까지 아는 척하는  속의 자기주장들.

나는 15살에 카프카를 질투해서 삶이 괴로웠다. 이기고 싶더라구. 꼴깝같지? 응 미안해.




마음의 품고사는  제목이 있어. 내용도 기억  나는데. 아마 세계2차대전 어찌고 뭐시깽이었을걸?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사람의 죽음’이라고,

아마 12살 어딘가쯤에 읽었을 텐데.

단 한번도 변하지 않은 내 마음의 방에 푯말이 되었어.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었나봐.

내가 말했지 믿거나 말거나 나 코어는 착하다니까.

행실이 양아치여서 그러지.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사람’이 ‘그럴 수 있지’를 지표로 삼았어.

서른이 넘고 나서야 동서남북을 비로소 배운 나니까.

좌충우돌-. 난리 법석도 아닐테야.

그래도 나 좀 봐줘.

사이좋게 지내자.

너랑 그러고 싶어.

한 번만 더 봐줘.

미안해.

부탁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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