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2일 초봄(1)

by 지그시

때론 씻기 전이 가장 맑다. 중력도 무시하는 눈곱과 우주와 소통하는 더듬이는 정신 건강에 좋다. 영혼을 닦고 나면 평소에 만나지 못한 세상과 마주할 때가 있다. 철썩거리는 혓바닥이 잠잠해지면 심장에 눈을 주고 커피를 내려 손님을 맞이한다. 뻔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사유하고 향유하며 영위해야 한다. 되도록이면 마음에 드는 향기를 하나 골라 결핍을 덧대어 숲으로 도망간다. 야시장에 동공을 팔아 나무를 샀다. 썩 괜찮은 아침이었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