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이드가 씁니다
마음을 다하고 싶은 일을 시작하면 폭발적인 에너지로 몰입하기 시작한다. 있는 힘없는 힘을 다 끌어다 쓰기 때문에 번아웃이 오면 전원이 꺼지듯 깊이 지쳐버린다. 나는 "왜 누워 있을 수 있는데 앉아있어?" 하는 전형적인 와식형 인간이다. 와식형 인간에게 번아웃이란 중력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기간이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입꼬리가 쉽게 올라가지 않는다. 머리와 얼굴 가죽이 무겁게 느껴진다. 내내 피곤해하며 시도 때도 없이 누워 눈꺼풀을 닫는다. 물을 한껏 머금은 솜처럼 바닥에 착 달라붙는다. 누워만 있으니 무얼 해도 지루함이 가시지 않는다. 좋아하는 유튜버의 영상을 봐도, 몇 시간 내내 숏폼 영상을 스크롤해도, 책을 읽어도, 영화를 봐도, 게임을 해도. 가끔은 몸을 일으켜 친구를 만나는 노력을 해보기도 하지만 즐겁거나 신나는 기분이 들기는커녕 빨리 눕고 싶어 한다. 아무런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일어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환장하는 술도 마시지 않는다. 내내 잠만 잔다.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와 비슷한 시간 위에 몸을 얹고는 꼼짝도 하지 않는다. 이대로 가다간 낭떠러지를 마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치지만 제멋대로 흔들리는 핸들을 바라보기만 한다. 일어나고 싶지 않다. 일어나고 싶지 않다. 일어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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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 증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