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을 구부려야지" 혹은 "척추를 오른쪽으로 회전할 거야" 같은 의식적인 움직임을 담당합니다.
필라테스에서는 척추와 팔다리의 다양한 움직임을 통해 우리의 신체가 더 원활한 흐름으로움직이게 합니다. 새로운 동작을 할 때 처음에는 어렵지만 반복하며 적응하게 되는데 이 안에서 꽉 막혔던 길[신경계]의 교통체증이 줄어들거나 지름길을 만들게 됩니다. 또한 적응을 완료하고 각각의 동작들을 더 매끄럽게 만들어 가는 과정안에서 전반적인 교통의 흐름이 원활해지죠. 이것이 바로 같은 레퍼토리를 계속 반복하는 이유입니다.
2. 뉴런=세포
출처: https://www.aquaplanet.co.kr
유미의 세포들이란 웹툰을 보셨나요? 자린고비 세포, 응큼 세포, 사랑 세포 같은 귀여운 세포들이 있죠.
우리의 몸에도 이런 세포들이 약 천억 개 존재합니다. 이러한 세포들을 자동차, 자동차 사이의 공간을 시냅스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세포 사이의 상호연결이 얼마나 적절하게 형성되어 있는가에 따라 신경활동의 퀄리티가 달라집니다.
신체가 움직일 때 자동차[세포]들은 길[신경계]을 따라 메시지를 서로 주고받는데 각각의 역할과 방향이 다릅니다. 세포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리포머 암시리즈 트라이셉 프레스 [Arm Series Triceps Press]동작으로 예를 들어볼게요.
운동세포는 "팔꿈치를 펴" 혹은 "팔꿈치를 구부려"와 같은 뇌의 명령을 말단으로 전달합니다.
감각세포는 반대로 몸이 느낀 감각을 뇌로 전달하죠. "팔꿈치가 바닥에 닿았어" 혹은 "스프링이 너무 무거워"와 같은감각의 정보를 뇌로 보내 줍니다.
움직임 동안 자동차[세포]들은 길[신경계]을 따라 서로에게 메시지를 주고받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런데 길 어딘가에 장애물이 있거나 연결이 끊어져 있다면 메시지 전달과정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지고 이런 것들이 누적되면 부상을 입게 되죠.
필라테스는 같은 레퍼토리를 반복합니다.
같은 움직임을 여러 번 하다 보면 도전하고 극복하며 점점 숙련됩니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신경계는 자극을 받고, 효율적으로 활동하며, 연결이 매끄러워집니다.
세 번째, 필라테스는 흐름(Flow)을 강조합니다.
매트와 리포머는 레퍼토리가 있습니다.
동작의 순서가 정해져 있고 이전 동작과 다음 동작을 트랜지션[Transition]으로 연결하죠. 마치 안무처럼 모든 동작이 이어지며 쉴 새 없이 계속 움직입니다. 중간에 물을 먹으러 가거나 잠시 휴식을 하며 강사와 사담을 나누지 않아요.
피크 필라테스의 매트 레퍼토리를 살펴보면 레벨 1에 약 20개 정도의 동작이 있습니다. 세션포맷[1회 레슨시간분배 형식] 안에서 매트에게 할당된 시간은 15분이에요.
처음에는 15분 동안 5개 정도의 동작을 소화하겠지만 레슨 횟수가 누적될수록 15분 안에 소화할 수 있는 동작의 개수가 점점 많아지고 나중에는 레벨 1의 모든 레퍼토리를 완성하고도 시간이 남게 됩니다.
그러면 그때 레벨 2로 넘어갈 수 있어요!
필라테스에서 레벨이 향상되었다는 것은 단순히 어려운 동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시간 안에 소화할 수 있는 동작의 개수가 많아진 것을 의미합니다. 체력이 좋아지고 흐름[Flow]이 향상된 것이죠.
교육을 하다 보면 무용 전공자, 요가나 웨이트 트레이너, 물리치료사처럼 이미 몸에 대한 배경지식이 해박하고 본인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분들이 필라테스를 배우러 오십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예상과 다르다고 입모아 말씀하세요. 움직임과 해부학을 베이스로 하지만 다른 하나의 카테고리이기 때문이죠.
필라테스 고유의 정체성을 몸소 이해하기 위해서는 메서드에 대한 존중과 조셉이 강조했던 헌신[commitment]이 필요합니다. 저마다의 운동이 가진 특성을 이해하고 필라테스만의 몸을 바라보는 관점과 움직임에 대한 접근방식에 관심을 기울여주세요.
필라테스 강사로써 정체성을 간직하기 위해,
- 나무가 아닌 숲을 바라보듯 몸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바라봐 주세요.
- 내 몸 구석구석을 움직이고 느끼며 신체를 통합하는 희열을 경험해 보세요.
- 완벽함에만 집착하지 말고 정확성[precision]과 흐름[flow] 사이 균형을 찾아주세요.
이 글을 읽은 선생님들 중 한 분이라도 근육이 아닌 몸 전체를 시스템으로 이해하고 흐름[Flow]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