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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atitudo Jul 25. 2021

제2의 코로나 사태를 막는 방법

제로 웨이스트는 처음인데요/소일


1년 넘게 끝나지 않고 있는 Covid-19도 무섭지만 최근 들어 더 무서운 존재가 나타나 지구 곳곳을 괴롭히고 있다. 그 이름은 바로 “기후 변화” 중국 홍수, 미국과 캐나다의 폭염 등 모두 기후 이상 현상이 인간 사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증거들이다.


Bill Gates는 Linkedin 뉴스레터를 통해 기후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꾸준히 함으로써 사람들의 경각심을 일으키고 있다. 작년 8월에는 아래와 같은 말을 했다.


If you want to understand the kind of damage that climate change will inflict, look at COVID-19 and spread the pain out over a much longer period of time. The loss of life and economic misery caused by this pandemic are on par with what will happen regularly if we do not eliminate the world’s carbon emissions.


간단히 해석하자면, 기후 변화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고 싶으면 코로나를 더 오랜 기간 동안 퍼뜨려라. 탄소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인명 손실이 정기적으로 발생할 것이다. 너무나 무서운 말이다. 지금 겪고 있는 불편함 들은 당장은 힘들어도 코로나가 끝나고 나면 사라질 거라는 희망 덕분에 겨우 버티고 있다. 하지만 탄소 배출이 줄어들지 않고 기후 변화가 더욱 심해진다면 지금의 불편함들이 끝나지 않고 계속 지속될 수 있다. 지금은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밖에서 러닝을 못하지만, 나중에는 너무 더워서 또는 길에 물이 차는 등의 물리적인 이유로 러닝을 못하게 될 날이 올 수도 있고 이미 몇몇 국가에서는 이런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그럼 나는 평소에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와중에 '제로 웨이스트는 처음인데요'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일회용품을 사용하면서 지구환경을 걱정하는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제로 웨이스트 안내서'이다. 제로 웨이스트란 말 그대로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을 말한다. 분리수거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쓰레기를 아예 만들지 않는 것이 지구에 가장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일본 쓰나미와 경주 지진을 몸소 체험한 작가는 물건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 제로 웨이스트의 삶을 실천했다. 블로그로 제로 웨이스트 삶의 기록을 남겼고 제일 첫 번째 글이 999로 시작했다고 한다. 하나씩 삶에서 필요 없는 물건을 제거할 때마다 블로그에 글을 남기며 숫자는 줄어들었고, 100번대로 돌입했을 때 이 책을 작성했다.


이 책의 좋은 점 중 제일 와닿는 2가지만 말해보자면, 초보 제로 웨이스터가 실천할 수 있는 상황별 실용적인 팁과 작은 것부터 실천해도 괜찮다는 위로의 말이다.


이 책은 장보기, 외출, 여행, 사무실, 취미생활 등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이 쉽게 접하는 사건들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제로 웨이스트 팁을 알려준다. 여러 가지 팁들 중에서 제일 충격적이었던 팁은 화장실에서 휴지 대신 소창 손수건 사용하기였다. 1인당 소비하는 휴지 양이 방대하기도 하고 특히 물에 잘 녹지 않는 물티슈를 변기에 흘려보내 하수구가 막히는 일도 많다고 한다. 소창은 기저귀부터 수건, 행주, 혼례식 함 끈, 장례식 관 메는 끈까지 옛날부터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사용하는 원단으로 알려져 있다. 물 흡수도 잘하고 건조도 잘 되며 세균 번식도 적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 역시 화장실을 갈 때 소창 손수건을 가지고 다니며 사용할 때마다 물로 세척하고 건조하며 휴지 대신 사용한다고 한다. 나름 일상생활 환경 보호 팁에 대해 보통 사람들보다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한참 멀었다는 걸 깨달았다.


소창 손수건과 같이 저자는 일반 사람들이 상상하거나 직접 실천하기 어려운 제로 웨이스터의 삶을 살고 있다. 선크림 등의 화장품을 사용하지 않으며 이를 닦을 때도 치약 없이 치아를 구석구석 닦은 후 혀 클리너를 사용해 구취를 방지한다. 하지만 제로 웨이스트 꿀팁을 전하는 중간중간 저자는 작은 실천의 힘을 강조하며 내가 행복할 수 있을 만큼의 실천을 행할 것을 독려한다. 도전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고, 나의 작은 실천이 미세먼지를 없앨 수 있으며 중간에 힘들어도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해준다. 그동안 왜 이렇게 쓰레기를 많이 배출했냐고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도 할 수 있고 작은 행동도 지구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 그 어떤 말과 글보다 동기부여가 되었다.


제로 웨이스터로서의 삶은 재테크와도 연관 지을 수 있다.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구매하지 않음으로써 비용 절약을 할 수 있고, 제대로 된 상품을 구매해서 오래오래 씀으로써 추가 비용을 막을 수도 있다. 제로 웨이스트의 삶을 실천함으로써 지구와 내 지갑을 동시에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책은 수필 형식으로 쉽게 쓰여 있어 빠르게 잘 익힌다. 환경을 생각한다고 나름 개인 빨대도 챙겨 다니곤 했던 내가 어느새 귀찮다는 이유로 나의 편리함만을 추구하며 책에 나온 말처럼 5분 편리하기 위해 500년 남아 있을 쓰레기들을 계속 만들어오고 있었다. 이 책 덕분에 다시 정신을 차릴 수 있었고, 작은 행동부터 실천해 나갈 생각이다. 당장 제로 웨이스터가 되기는 어렵고 나로 인한 쓰레기를 줄여 나가는 하프 웨이스터의 삶을 시작하고자 다짐하며 제로 웨이스트를 실행함으로써 저자가 얻게 된 긍정적인 변화 인용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일상을 여행자처럼 가볍게 살 수 있다는 자신감, 앞으로 더 간결하게 살아도 행복한 일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는 삶의 방식이 지구와 내가 살아가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안도감이 생겼다.


Photo by Volodymyr Hryshchenko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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