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트를 시작했다. 연초에 그것도 1월에 말하자니 나의 말의 무게가 다소 가벼워보이겠다만 이번에는 정말 다르다. 올해 1월 1일부터 토요일 하루를 제외하고 매일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서 한 시간씩 홈트를 하고 있다. 온전한 나의 의지로 매일 무언가를 한 것은 37년 인생을 통틀어 이번 홈트가 처음이다.
그래서 아직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굉장히 기특해하고 있는 중이다. 친한 지인들에게도 만날 때마다 이 뿌듯함을 열렬히 알리고 있다. 아마도 입방정에 제일 질색하는 우리 엄마가 옆에 있었다면 한 소리 했겠지.
나의 입방정에 한 지인이 내게 몇 kg 감량이 목표냐고 물었다. 생각해 보니 딱히 구체적인 감량 목표는 없다. 나는 그저 매일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마침 4월에 발리 여행이 계획되어 있어서 그 무언가에 운동이 자리 잡았을 뿐이다. 살이 빠진 내 모습보다 새벽에 운동하는 내 모습을 더 기대하며 눈을 뜬다고 대답하면 되려나.
하여튼 이틀 전에는 감기에 걸려서 링거까지 맞고 왔는데도 매일 하는 운동 기록에 구멍을 내기 싫어서 꾸역꾸역 한 시간을 완주했다. 건강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 루틴을 지켜냈다는 만족감은 상당히 크다. 난 정말이지, 꾸준한 사람이고 싶다.
꾸준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나의 바람은 내가 그만큼 꾸준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것에 대한 방증일 터. 엄마가 된 지난 6년 동안 나는 참 많이 불안하고 초조했다. 나는 팬데믹에 두 아이를 낳았고 코로나는 나를 쉴 수 없게 하는 무한 알고리즘을 낳았다. 밤만 되면 내 오른쪽 검지 손가락은 쿠팡으로 월 1000을 버는 엄마, 퇴사하고 스마트 스토어로 월 1000을 버는 엄마, 숏츠로 30분만 투자하여 월 1000을 버는 엄마들을 수도 없이 튕겨냈다. 월 10원도 못 버는데 월 1000이라니(여기서 1000은 1000원이 아닌 건 다들 아시죠).
설명할 수 없는 패배감이 몰려왔고 당장 뭐라도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쿠팡, 유튜브, 주식, 부동산 등 닥치는 대로 수강권을 결제했고 무작정 공부를 시작했다.
떠밀리듯 했던 공부들은 결국 그 공부를 지속할 열정도 의지도 내게서 너무나 쉽게 다시 떠밀려가게 만들었다. 어느 하나 반년도 채 지속하지 못한 채 끝이 났다. 차곡차곡 잘 쌓았어야 했는데 무너뜨리기만 수도 없이 반복했다.
어쨌든 과거의 나는 과거인 것이고. 자랑스러운 현재의 나는 오늘도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 DAY 29 운동을 클리어했다. 샤워까지 마치고 요거트에 계란을 말아먹으며 인스타 스토리에 오운완 인증을 하기 위해 사진첩을 열심히 뒤적거리다가 말았다. DAY 290도 아니고 DAY 29는 조금 짜친단 말이지.
다가오는 TET(베트남의 설 명절)에도 루틴을 유지할 수 있을지 조금 불안하긴 하지만 꾸준히 해나가자 말은 매일 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어찌 되었든 지속하자”라는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