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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eree Mar 09. 2020

코로나 확산에 떠오르는 美민주당 의료보험 공약은?

바이든 vs 샌더스, 의료보험 공약의 다른 점은?


코로나19가 아시아 지역을 넘어 북미와 유럽권까지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올해 미국 대선에서는 의료보험 이슈가 크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에서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민간보험사 의료보험을 들거나 막대한 의료비용을 치러야 하는데요.


미국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의료보건 부문이 미국 경제의 18%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면 2017년 이후 의료비용은 5% 가까이 매년 오르고 있습니다.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수준입니다. 여전히 미국인 가운데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이 3700만 명이나 되고, 의료보험의 보장 범위가 충분하지 않은 사람들도 4100만 명에 이를 정도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피터슨 재단과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미국 유권자의 34% 이상이 의료비용이 미국 경제에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2017년 기준으로 미국 건강보험은 1인당 1만739달러를 썼는데 이는 1인당 국방예산의 5배, 교육예산의 3배가 넘는거죠.


매번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의료보험은 뜨거운 이슈였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미국의 부실한 의료체계가 더욱 화두에 오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민주당 경선 후보들은 자신들의 의료보험 공약에 열을 올리고 있죠. 의료보험 이슈는 민주당 안에서도 진영이 양분되는 대표적 의제이기도 합니다.




민주당 경선 2파전에 오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의료보험에 대한 어떤 공약을 가지고 있을까요?




바이든: Affordable Health Insurance for everyone



먼저 바이든 전 부통령은 전국민건강보험 제도로 불리는 '오바마케어' 확대하고자 합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을 맡았던 전형적인 워싱턴 인사여서 오바마케어에 대한 실익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오바마케어는 대다수 국민의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정부와 기업이 비용의 일부를 보조해주는 의료보험 제도입니다. 바이든은 이 제도를 보완해 제시했습니다. 현재 시스템에 공공의료보험의 옵션을 제공하되 공영보험을 구입할 시에는 세액 공제를 제공해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민간보험을 아예 해체하자는 샌더스의 공약보다는 변화가 덜 하지만 모든 국민에게 선택권을 부여하자는 입장에선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 내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을 위해서는 정부가 지원을 해준다는 입장입니다. 미국에선 소득이 빈곤선의 65% 이하인 극빈층에게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공동으로 의료비 전액을 지원하는 '메디케이드'인데요.  보수적인 남부나 중서부 주는 메디케이드를 확대하지 않은 주들이 많기 때문에 이를 모든 주에 확대 실시하겠다는 것입니다.



샌더스: Medicare for All


샌더스는 캐나다처럼  '메디케어 포 올(Medicare for All)'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데요. 국가가 관리하는 단일 공공의료보험을 만들어서 소득과 연령에 상관없이 보편적 의료서비스를 보장받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현재 65세 이상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보험 메디케어를 실행하고 있지만 샌더스는 이를 모든 국민으로 확대한다는 겁니다.


미국의 민간 보험사가 당연히 반기지 않는 정책입니다. 슈퍼 화요일 승자로 바이든이 떠오르자 헬스케어주가 6% 상승한 것도 이 때문인데요. 샌더스가 민주당 초반 경선주 4곳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자 주요 헬스케어 관련주는 하락세였습니다.


메디케어 포 올 제도는 진보 성향의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 주요 관심사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될 때는 더욱 관심사입니다. 우리나라는 감기로도 병원에 가는 것이 큰 부담이 없지만 미국은 감기 치료를 제대로 받으려면 비싼 민간보험이 있어야 하고 민간 보험이 있어도 보장이 안 되는 치료에 막대한 금액이 들어갑니다.  단순 감기약을 사려면 최소 몇만원에서 수십만원까지 내야 하기 때문에 누군가 아프면 가정경제는 그야말로 파산이 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샌더스를 비판하는 쪽에서는 메디케어 포 올 제도를 놓고 무책임한 공약이라고 비난합니다. 국민이 원하는 의료보험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 자본주의 시장 논리 질서인데 이를 파괴하는 것은 사회주의자의 발상이라는 건데요. 미국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의료보험을 시행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드는데 지금 미국의 재정상황은 그리 탄탄하지 못하다는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들어 미국의 국가부채는 22조 달러를 넘어섰는데 이는 사상 최대 수준입니다.


샌더스는 공약 중 의료보험 부문에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의료보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향후 10년간 17.5조 달러 (약 2경479조원)가 필요하다고 내다봤습니다. 현재 미국 재정상 이를 감당하기는 힘든데요. 샌더스는 이를 기업의 법인세와 부유층의 세금 인상분을 통해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예일대학교 감염병 분석센터장인 앨리슨 갈바니 교수는 지난 2월 '미국 의료보험 개선책에 관하여(Improving the prognosis of health care in the USA)'라는 논문을 내서 화제가 됐습니다.


갈바니 교수는 정부가 전국민 의료보험을 운영하기 위해 마련해야 할 재원을 연 7730억 달러로 계산했는데요. 이 가운데 4360억 달러는 법인에 10% 급여세를 부과해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의료보험을 제공해줘야 하는 의무를 지켜야 해서 급여의 12%에 해당하는 의료비를 지출하고 있기 때문에 10% 급여세는 오히려 기업과 고용주가 지는 부담이 연간 1000억 달러 정도 줄어든다는 것이죠. 나머지는 가계 소득세 5%로 약 3750억 달러를 조달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가 미국 내에서도 확산되면서 많은 주들이 비상상태를 선언하고 있는 상황에서 샌더스는 전 국민 건강보험 공약을 내세워 자신을 더 부각하고 있습니다. 그는 "전국민 의료보험을 도입하면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한 사례가 줄어들고 매년 6만 8000여 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번 칼럼은 신은철 국제정치 칼럼니스트(https://www.facebook.com/euncheol.shin.3https://blog.naver.com/eunchole와 함께 작성했습니다. 다가오는 미국 대선 관련 가장 정확하고 빠른 정보를 접하실 수 있으니 많은 방문 부탁드립니다.


■참고 기사 및 자료

https://www.bbc.com/news/51662741


https://joebiden.com/health-care-communities-of-color/https://berniesanders.com/issues/medicare-for-all/

https://berniesanders.com/issues/medicare-for-all/


https://www.washingtonpost.com/business/2020/02/20/lancet-medicare-for-all-stu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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