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처럼 퍼지는 '외국인 혐오증', 우리는 안전한가?
전세계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제노포비아(Xenophobia), 즉 외국인 혐오증이 퍼지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제노포비아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지인 중국은 이제 최악의 상황을 지나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해외에서 입국된 외국인으로부터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면서 외국인 혐오증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3월 19일 단 2건의 코로나 감염 사례만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그런데 지난주에만 595건의 새로운 감염이 보고 되었는데 이 모두 영국에서 중국으로 건너온 외국인으로부터 시작됐다는 기사가 나왔다. 이런 보도가 국내에서 퍼지면서 중국인들은 외국인, 특히 '파란눈'을 가진 백인들을 경계하고 있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길거리에서 외국인들만 봐도 뛰어 도망가거나 지하철에서는 아예 자리를 옮긴다고 한다. 일부 식당과 호텔에서는 백인과 흑인은 받고 있고 있다.
길거리에는 "Beware of a second outbreak started by Foreign garbage."라는 문구가 붙여있다. 우리말로는 "외국 쓰레기로부터의 제2차 코로나 감염을 주의하시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외국인을 '쓰레기'라고 부르는 것이다.
수개월간 중국은 코로나19로 인해 사회가 마비되었다가 최근 정상으로 회복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데 외국인들의 입국 때문에 다시 코로나가 전역으로 퍼질까 두려워하는 모습이다.
중국 언론들도 코로나19를 'Foreign Virus'라고 정의하며 보도하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를 오히려 외국으로부터 온 바이러스라고 호도하면서 중국인들에게 외국인들에 대한 혐오감을 부추기는 것이다. 시진핑 권력을 최대한 지켜내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모든 책임을 외국인, 다른 나라로 돌리면서 최대한 중국인들을 '국가주의'에 똘똘 뭉치게 하는 것이다.
중국 상하이 시는 지난 27일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모든 입국자들에 대해 2주간 시설 격리 조치하기로 했다. 앞서 중국 민항국은 29일부터 외국 항공사가 매주 한차례 하나의 중국 노선만 운영할 수 있도록 제한을 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 정부는 기존에 유효한 비자와 거주 허가를 가진 외국인도 중국에 입국할 수 없다고 국경 봉쇄 조치를 단행했다는 것이다. 사실상 외국인은 중국에 들어갈 수 없게 된 것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뉴욕타임스 등 미국 주요 언론사들의 기자들을 추방했다. 그들의 취재활동을 막은 것이다. 이를 두고 트럼프와 시진핑의 또 다른 신경전으로도 보지만, 이를 단순한 신경전으로만 볼 수 있을까? 지금 중국 내부에서는 지금 어떠한 일들이 일어나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Xenophobia는 중국뿐 아니라 전세계로 퍼지고 있다. 유럽에선 중국과 반대로 아시아인들을 향해 거센 비난이 일고 있다.
'코로나는 아시아병' 이라면서 일부 유럽인들은 현지에 거주하고 있는 동양인을 '바이러스'라고 부른다. 유럽에 살고 있는 일부 동양인들은 무차별적으로 언어적 물리적 폭력을 당하기도 한다. 중국에서 백인들을 향해 '쓰레기'라고 비난하고, 서로가 서로를 더러운 존재라 부르며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더 강력한 혐오감을 퍼트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외국인에 대한 혐오증은 아니지만 일부 '강남 유학생 모녀' 사건으로 인해 해외에서 귀국하는 유학생들이 날카로운 시선을 받고 있다. 무차별적인 비난은 멈춰야 하지만 해외에서 입국한 후 2주간은 스스로 격리를 하는 것이 모두를 배려하는 길이다. 전세계에서도 우리나라의 코로나 19 대응이 주목받고 있다. Xenophobia로 더 이상 우리 사회가 분열되지 않았으면, 인종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혐오를 조장하고 부추기는 일부 언론들이 이제 그만 혐오 바이러스를 확산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