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
“ 저한테는 중요한 것은 글쓰기뿐 인 것 같아요. 거기서 벗어나게 될까 봐 매일 두려워요.”
- 재닛 프레임
무언가 한 가지에 몰입할 수 있는 사람을 보면 부럽습니다. 워낙 많은 것에 관심이 많은 성격인지라. 한 가지에 몰입하지 못하니 뭐 한 가지 제대로 하는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몰입도 상당 부분은 습관 들이기의 결과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요즘 전자책으로 몇 번씩 읽고 있는 책 ‘예술하는 습관’(메이슨 커리 지음/ 웅진씽크빅 걷는나무)에 소개된 재닛 프레임(1924~2004)의 이야기였죠. 재닛 프레임은 뉴질랜드의 작가인데 그의 자서전을 제인 캠피온이 영화 ‘ 내 책상 위의 천사’(1990년)를 만들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습니다. 영화를 기억하는 분이 있을 테지만 프레임의 글쓰기에 대해 소개해 봅니다.
프레임은 매우 극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처음에 교사로 일하다 자살 시도 후 정신병원에 들어가 조현병 환자로 진단받습니다. 나중에 오진으로 밝혀지게 되지만 그전까지 정신병원에서 전기 충격 치료를 200번이나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프레임은 소설 쓰기를 멈추지 않아서 정신병원에 환자로 있으면서 소설을 펴냈습니다. 정신병원에서 뇌엽절리술을 받을 예정이었는데 프레임의 소설이 뉴질랜드에서 가장 유명한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의사들은 수술을 취소하고 퇴원시켰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무조건 톱을 들이댔다면 ' 내 책상 위의 천사'는 이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했을 테니까요.
병원을 나와서 자매의 집에서 생활하던 중 유명한 작가 프랭크 사지슨을 만납니다. 사지슨은 프레임이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오두막을 내주고 식사를 챙겨주고 글쓰기에 관해 이야기를 해 주며 보살펴 주었습니다. 일어나 아침 먹고 글 쓰고, 점심 먹고 글 쓰고, 대화하고 일일 집필 진행과정을 적는 습관을 오두막에서 나온 이후에도 줄곧 유지했습니다. 1985년부터 1985년까지 3권으로 된 자전적 소설 ‘내 책상 위의 천사’를 발표해 ‘20세기에 쓰인 가장 위대한 자전소설’이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제인 캠피온의 영화 뒷부분에 귀마개를 하고 트레일러 안에서 글을 쓰는 프레임의 모습이 나옵니다. 이같은 몰입이 없이는 위대한 예술이 탄생할 수 없다고 봅니다. 프레임은 사지슨에게 언젠가 말했다고 해요.
“저한테는 중요한 것은 글쓰기뿐 인 것 같아요. 거기서 벗어나게 될까 봐 매일 두려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