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인류가 가장 먼저 센 것은 시간이었다. ‘
- 수학이 좋아지는 수학 (알렉스 벨로스 지음) 중
무심코 흘러가는 시간은 참 야속합니다. 시간에 쫓겨 살다 보면 시간의 노예가 된 것 같아 화가 납니다. 화를 내든 말든 시간은 무정하게 떠나갑니다.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 보면 겁이 덜컥 납니다. 살아온 시간보다 살아갈 시간이 적은 나이가 된 탓이지요.
시간은 돈이라고 하죠.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택시를 탈 때, 이동하는 수고를 덜기 위해 택배서비스를 이용하거나 , 집안일을 거들 일손을 빌려서 쓰거나 할 때 모두 우리는 다른 사람의 시간을 쓰는 대가를 지불합니다.
시간이 대체 뭘지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요즘 저는 과학서적 읽기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좀 생뚱맞긴 하지만 두뇌를 좀 다르게 써 보려고 시작했습니다. 읽고 있는 책은 ‘수학이 좋아지는 수학’인데 숫자를 새롭게 인식하게 해 줍니다.
책에서 인류와 시간에 대한 흥미로운 대목을 읽었습니다.
‘ 인류가 가장 먼저 센 것은 시간이었다. 흘러가는 날들을 표시하기 위해 작대기에 눈금을 새기고 바위에 얼룩을 그렸다. ‘
정말 멋진 상상을 하게 만듭니다. 눈금을 그리면서 일정한 패턴을 발견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어 읽어볼까요.
‘최초의 달력들은 초승달을 비롯한 천문현상과 관련이 있었다. 그러다 기원전 첫째 천년기 중반 유대인들이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들은 안식일이 천문현상과 무관하게 7일마다 한 번씩 한없이 반복해서 온다고 선언했다. 연속적인 7일 주기의 채택은 인류문명의 진보에서 중요한 한걸음이었다. 이로써 우리는 늘 자연에 순응해야 했던 신세에서 벗어나 수적인 규칙성을 종교생활과 사회 조직의 기초로 삼게 되었다. ‘
-수학이 좋아지는 수학( 알렉스 벨로스 지음/ 해나무) 중 -
시간과 인간의 긴 싸움은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던 겁니다. 시간을 지배하려는 인간의 노력은 많은 기술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거창하게 나갈 것도 없습니다. 내게 주어진 시간을 얼마나 잘 운용하는지가 관건이겠습니다. 오늘이라는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노력하다보면 시간이 공기 속으로 사라지는 허무함을 느끼진 않겠지요.
시간은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주제로 많은 작품을 그렸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니타스’ 정물입니다.
라틴어 ‘바니타스(vanitas)’는 허무, 무상을 뜻합다. 17세기 네덜란드 화가들은 정물화에서 이 주제를 즐겨 다뤘지요. 캔버스에 해골을 그려 놓으면서 당신도 곧 이렇게 될 것이라고 직설적으로 얘기하는 그림을 ‘바니타스 정물화’라고 합니다. 인생은 허무한 것이고 인간은 죽음앞에 무력하니 각자 알아서 잘 살라는 교훈적인 그림입니다. 바르텔 브륀 1세가 그린 바니타스 정물의 경우 턱이 빠진 해골에 파리가 한 마리 앉아있습니다. 해골은 인체의 소멸을, 파리는 부패와 욕망을 상징합니다. 벽에 고정된 메로에는 ‘모든 것이 죽음과 더불어 썩어지고, 죽음은 사물의 마지막 경계이다.’라는 글이 적혀 있습니다.
바니타스 정물화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이는 언제가 죽음을 맞이 할 수 밖에 없다는 내용만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삶의 순간, 즉 지금 현재를 열심히 즐기며 살라는 뜻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와 ‘메멘토 모리’는 소중한 생명을 부여받은 인간이라면 늘 가슴에 담고 살아야 할 경구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