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중 나를 깨우는 한 문장

by 아트노마드 함혜리

' 진화에 의해 정해진 분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분쟁이 지속되는 까닭은 개인들의 뇌 배선이 지속적으로 사회적 환경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런 환경과 이런 개념들을 변화시키기 위한 책임을 떠안아야 할 것이다. 당사자가 아니라면 과연 누가 이 일을 하겠는가?'

- 리사 펠드먼 배럿,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요즘 (비대면 ) 책 읽기 모임에서 뇌과학자 리사 펠드먼 배럿이 쓴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읽고 있다. 마음과 감정이 어떻게 생기고 움직이는지, 인간 본성에 대한 낡은 견해와 잘못된 이론들(예컨대 모든 감정에는 본질적인 실체, 혹은 특성이 있으며 감정 유형마다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이 뇌에 지문처럼 정해져 있다는..) 대신 새로운 연구결과를 토대로 과학적으로 설명해 놓은 책이다.

책에서 리사 펠드먼은 개인의 사회적 경험, 학습이 감정을 구성한다(구성된 감정 이론)고 강조한다. '구성된 감정 이론'에서는 우리의 뇌는 외부세계와 경계가 없이 소통하며 뇌에 있는 핵심 체계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해 지각, 기억, 사고, 느낌 및 기타 정신 상태를 구성한다고 본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세계에 대한 모형을 만들고 수많은 예측을 하며 실제 감각 입력에 비추어 예측을 점검하고 수정하는 과정이 진행된다. 뇌가 세계에 대한 모형을 구성하는 동안 외부세계는 뇌의 배선을 지원한다. 구성의 관점에서 볼 때 우리의 뇌는 문화의 도움을 받아 배선된다. 특정한 행동방식은 다음 세대의 뇌 배선에 영향을 미치다. 그렇게 문화가 이어진다.

분쟁과 갈등도 마찬가지로 대물림을 하게 된다. 민족 간, 국가 간, 종교 간 분쟁의 경우 지금 세대는 분쟁과 갈등을 촉발한 사건을 직접 경험하지 았았지만 사회의 분위기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고 상대방을 미워하게 만든다. 개인으로 일반화시켜도 같은 현상이 있다. 아이들은 어른의 행동을 유심히 보고 배운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애들 앞에서는 숭늉도 못 마신다는 말도 있다. 보는 대로 따라 하기 때문이다.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하는 이유도 구성된 감정 이론으로 설명이 된다.

'당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의 개념과 행동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이런 행동들을 통해 어떤 환경이 조성되는가에 따라 다음 세대의 뇌를 포함해 다른 사람들의 뇌 배선을 좌우하는 유전자가 활성화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기 때문이다.'

구성된 감정 이론에서는 개인의 책임에 대해 새로운 사고방식을 제시하면서 개인만이 그 갈등을 풀 수 있다고 본다. 어렸을 때의 구성은 자의적인 것이 아니지만 성인이 되어선 우리가 자신을 교육하고 다른 개념을 추가로 학습하는 기회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실재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각자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고 우리의 감정에도 스스로 책임이 있다. 그것을 누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스스로 풀어나가야 한다. 경험과 학습을 선택하면서 좋은 방향으로 현재와 미래를 이끌어 나가야 할 책임이 우리 자신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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