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의 ART] 피노 컬렉션 미술관 개관

현대미술의 전당으로 변신한 파리 증권거래소

by 아트노마드 함혜리

현대미술 시장을 움직이는 슈퍼 컬렉터 중 한 명인 프랑수아 피노 Francois Pinault가 40년간 수집한 피노 컬렉션의 하이라이트를 볼 수 있는 미술관이 파리 중심가에 개관했다.

150년간 프랑스 경제의 상징과도 같았던 증권거래소를 리모델링한 ‘부르스 드 코메르스 - 피노 컬렉션' Bourse de Commerce- Pinault Collection 이 전시장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코로나가 잠잠해질 시기를 기다리며 개관을 준비해 왔다.

구찌, 보테가 베네타, 발렌시아가 등 명품 브랜드와 크리스티 경매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피노 회장은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 5000여 점을 소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가는 감각과 공격적인 컬렉션으로 오늘날 현대미술 역사를 이끌어온 장본인이다. 그의 컬렉션에는 피카소, 몬드리안, 마크 로스코 외에 데미안 허스트, 제프 쿤스, 루이스 부르주아 등이 포함돼 있다.

피노 컬렉션 미술관은 2017년부터 리노베이션 공사를 시작해 1년간의 작업 기간을 거쳐 2021년 6월 공사가 끝났다. 곧 바로 지난해 오픈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19로 미뤄져 2022년 봄 개관했다.

퐁피두 미술관과 공동기획으로 개관 전시를 한데 이어 연간 12회의 기획전으로 마련할 예정이며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콘퍼런스, 콘서트 및 공연을 제공하게 된다.

프리츠커 상에 빛나는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건물의 리노베이션을 맡았다. 안도는 화려한 돔을 지닌 로톤드를 그대로 살리면서 러시아인형 마트로슈카처럼 내부에 또 다른 거대한 실린더를 만들어 현대미술 전시에 걸맞게 내부를 리노베이션 했다. 안도는 피노 컬렉션을 선보이는 베니스의 옛 세관 건물을 전시장으로 바꾼 푼타 델라 도가나의 리노베이션도 맡았었다.

피노 회장에게 이번 파리의 미술관 개관은 무척이나 의미 있는 사건이다. 20년 전 파리 외곽에 미술관 건립을 시도했으나 시 당국의 허가를 얻지 못한 채 좌절됐었다. 2005년 이 계획을 폐기한 피노 회장은 이듬해인 2006년부터 3단계에 걸친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자신의 미술관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베니스에서 팔라초 그라시 Palazzo Grassi에 전시관을 마련하고 베니스 비엔날레가 열리는 시기에 자신의 컬렉션 전시를 열었다. 팔라초 그라시에 2103년 강당인 테아트로가 추가됐다. 이어 안도 타다오가 개조한 푼타 델라 도가나를 미술전시관으로 리모델링해 개관전으로 데미안 허스트의 전시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피노 회장은 프랑스를 비롯한 국가의 미술관들과 협력하면서 베니스까지 오지 못하는 예술 애호가들을 위해 현대미술의 흐름을 보여주는 다양한 맥락의 전시를 기획해 왔으며 랑스시의 폐광산에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젝트를 통해 현대미술 작가들과 이론 연구도 지원해 왔다.

파리 중심부에 들어서는 피노 컬렉션 미술관이 더욱 관심을 모으는 것은 현대미술을 둘러싼 아르노 회장과의 대결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5년 피노의 파리 미술관 건립은 좌절된 반면 명품 산업뿐 아니라 현대미술에서도 라이벌인 LVMH (루이뷔통-모엣 헤네시)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불로뉴 숲에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루이뷔통 재단 미술관을 열었다. 2014년 개관한 미술관은 전 세계 유명 미술관으로부터 작품을 대여받아 중요한 전시들을 기획하면서 세계적 미술관으로 부상했다. 이번 증권거래소 미술관 개관은 개인 미술관이라도 수준 높은 컬렉션으로 세계적 명소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한 파리시와 프랑스 정부가 피노 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가능해졌다.

올해 83세인 피노 회장은 40년 이상 수집을 해 왔기 때문에 아르노 회장보다 훨씬 컬렉션이 풍요롭다. 19세기 유리돔 건물은 파리시의 소유로 50년 임대해 사용하게 된다. 피노 회장은 임대료로 1500만 유로(1600만 달러) 이상을 지불했다. 피노 회장은 피노 컬렉션 공식 웹사이트에 이렇게 밝혔다.

"이 새로운 박물관의 개관과 함께 현대 미술에 대한 나의 열정을 가능한 한 많은 청중과 공유하고자 했던 나 문화 프로젝트의 새 장을 열고자 합니다."

150년 된 파리 증권거래소가 현대미술 수집가 피노의 컬렉션 전시를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이미지 : 위키미디어 코먼)

증권거래소를 뜻하는 '부르스 드 코메르스' 미술관은 대규모의 프로젝트를 보여줄 수 있도록 6800평방미터의 모듈식 전시공간이 포함되며 100~600평방미터 규모의 전시실들로 구성된다. 회화, 사진, 설치, 조각, 비디오를 포함한 다양한 규모와 다양한 매체의 작품을 효율적으로 보여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시공간 외에 수장고와 284석의 강당에서는 미디어 상영과 강의, 콘서트를 진행할 수 있다.

19세기 건물의 리노베이션은 철저한 고증과 특별히 구성된 과학위원회의 자문 아래 세심하게 진행됐다. 유리 돔을 통해 최대한 자연광을 받아들이도록 했으며 지하의 고전적인 증기시스템도 복원했다. 전시장 내부와 외부의 가구 디자인은 로난과 에르완 브룰렉 형제가 맡았다. 전체 리노베이션 디자인을 맡은 안도 타다오는 "벽에 새겨진 도시의 추억을 존중하면서 그 안에 새로운 공간을 중첩시켜 건물 전체를 현대 미술의 공간으로 탈바꿈하고자 했다. 이곳에서 과거를 현재, 그리고 미래와 연결하는 건물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라고 밝혔다.


/ 표제 이미지 출처 Bourse de Commerce – Pinault Collection | Apollo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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