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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노마드 함혜리 Oct 18. 2022

프랑스22-4가을 파리 : 피노 컬렉션 1

피노 회장의 열정과 안도 타다오의 재능이 만들어낸 파리의 문화명소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지만 3년 만에 다시 찾은 파리의 예술기행을 멈출 수가 없다. 그동안 인터넷으로만 보면서 아쉬움을 달래야 했던 새로운 명소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가장 가보고 싶었던 장소가 옛 파리 상업거래소를 리모델링해 멋진 현대미술관으로 재탄생한 파리의 새 명소 부르스 드 코메르스 -피노 컬렉션 Bourse de commerce -Pinault Collection이다.

오래전부터 찜하고 글을 올렸던 대로 구찌 등 명품 브랜드와 크리스티 경매소를 소유한 케링 그룹의 피노 회장의 현대미술 컬렉션을 보여주는 곳으로 paris 한복판에, 건축 거장 안도 타다오의 디자인이 만들어낸 걸작이다. 시각예술과  건축을 특히 좋아하는 나에겐 must visit 리스트 1번 장소였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카루셀 뒤 루브르  쇼핑몰을 지나(루브르에  오면 꼭 들려보는 nature decouverte를 애써 외면하면서) rue de Rivoli 쪽으로 나와서 길을 건너면 palais riyal이다. 그 뜰에 다니엘 뷔렌의 기둥 설치작업을 잠시 보고 나와 샤틀레 레알 방향 뤼뒤 루브르 은색 깃발이 펄럭이는 곳이다. 멋진 돔을 가진 아이보리색 건물 앞에 말 탄 기마상 조각이 눈 길을 끈다.

둥근 돔이 인상적인 부르스 드 파리 -피노 컬렉션


찰스 레이  ‘말과 기수’ (2014) , 작품에 올라타지  마시요.

찰스 레이의 2014년 작품인데 ‘위험하니  올라타지 마시오’라고 적혀있다. 예술작품에 누가 감히 올라가겠나 싶지만 얼마 전 고흐의 그림에도 분칠을 해 놓는 이들이 있으니 주의하는 게 맞긴 하겠다.

입장권은 정면을 바라보며 왼쪽에 있는 별도 건물에서 구입해야 한다. 짐 검색 후 입장하면 오른쪽 방향으로 진행하면서 전시공간이 시작된다. 사진 작품과 이곳의  변화를 보여주는 공간이 있다.

안도는 돔이 있는 원형의 홀 내부에 커다란 콘크리트 실린더를 설치했다. 커다란 인형 안에 똑같은 모양으로 점점 작은 사이즈의 인형들이 들어 있는 러시아 인형(마트로슈카)과 같은 형식이다. 안도의 트레이드 마크인 노출 콘크리트 벽이 섬세하고 매끄럽게 마무리되어 있다.

거장의  놀라운 아이디어는 콘크리트 실린더 외벽에 계단을 만들고 원통을 둘러가며 산책로를 만든 것이다. 3층 높이의 원통을 돌면서 완벽하게 복원된 돔의 천정화를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유리 돔 아래로 천정을 가득 메운 벽화는 다섯 개 대륙 간에 일어나는 무역을 찬양하는 내용이다. 19세기에 그려졌는데 세월이 흐르는 동안 망가졌던 것을 이번에 완벽하게 복원해 냈다. 전문 복원팀이 몇 개월에 걸쳐 땅에서 20미터 높이의 철근 교각을 설치하고 작업했다.

안도는 “기존 건물의 히스토리를 간직하면서  새로운 현대미술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고 했었다. 150년 넘게 그 자리를 지키며 파리의 상업거래소로 사용되던 것을 3년간 공사 기간을 거치며 완벽하게 재탄생시켰다. 기존 상업 거래소 건물의 분위기는 건물 내부의 장식들과 나선형 계단을 세심하게 다듬어 복원하면서 전시에 맞게 리노베이션을 해서 과거와 현대가 완벽하게 한 공간에 공존하고 있다. 글로만 읽었던 공간을 실제로 와보니 훨씬 좋다. 현장에서만 가능한 건축 답사니까. 건축물 자체를 보는 것으로도 대만족이지만 이곳은 피노 회장이 50여 년간 모은 현대 미술  작품들을 보여주기 위해 만든 곳이니 전시 이야기도 해야 한다.

전시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다루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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