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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노마드 함혜리 Mar 01. 2023

조선백자의 아름다움

리움미술관,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君子志向)’

리움미술관에서 28일 ‘조선백자전’이 개막했다. 5월 28일까지 열리는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君子志向)’은 리움미술관이 2004년 개관한 이래 도자기만을 주제로 한 첫 특별전이어서 의미가 크다. 전시에는 국보 10점, 보물 21점과 일본 소재 명품 백자 34점까지 모두 185점을 선보인다. 삼성미술관리움 소장을 비롯해 국립중앙박물관, 호림미술관, 오사카시립 동양도자미술관 등 국내외 14개 박물관과 미술관 소장품이 집결됐다. 

역대 최대의 백자전이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현대미술 기획전을 하는 공간으로 사용됐던 블랙박스를 조선백자전으로 사용한 것이 전시 디자인의 포인트. 어두운 큐브 모양의 661㎡(200평) 공간에 조선 백자 명품 42점이 개별 전시 케이스에 담겨 관람객을 맞이한다. 한마디로 장관이다. 국보와 보물, 그리고 국내외의 보물급 백자가 조명을 받으며 저마다의 개성을 발하고 있다. 가벽도, 기둥도 없는 공간에 360도 모든 위치에서 백자의 형태와 빛깔, 문양을 감상할 수 있으니 안복(眼福)이 따로 없다.

조선의 백자는 크게 세 개의 줄거리를 갖는다. 분청사기, 순 백자, 청화백자의 세 가지다. 분청사기는 고려 말기 무늬를 찍어내는 인화(印花) 기법에 새로운 기법이 가미되어 조선시대 초기에 주로 만들어졌다. 임진왜란 때 도공들이 왜군에 의해 납치되어 가면서 크게 타격을 받아 그 이후 급격하게 쇠퇴하다 생산이 단절됐다. 반면 백자는 조선 초기부터 말기까지 계속 만들어졌다. 고려의 청자와 구별되는 기품이 느껴지는 독특한 미감으로 조선을 대표하는 도자예술이 백자다. 

도자의 아름다움을 보는 기준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첫 째가 기형이 주는 형태미, 둘째는 빛깔, 셋째는 문양이다. 이 기준으로 도자기를 구분한다.  백자는 백자 위에 어떤 재료로, 어떤 수법으로 무늬를 표현했는지에 따라 백자(순 백자), 상감 백자, 청화 백자, 진사 백자, 철사 백자로 구분된다. 리움미술관의 이번 기획은 조선시대의 이상적 인간상인 ‘군자(君子)’의 풍모를 백자에서 찾아보는 것이다. 지하 1층에선 각 도자별로 그 특징을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청화백자에선 품격과 자기 수양의 의지를, 철화·동화백자에선 곤궁함 속에서도 잃지 않는 굳센 마음을, 순 백자에서는 바름과 선함을 느껴볼 것을 권한다.

18세기 조선백자_백자청화철채동채 초충난국문 병 - 간송문화재단 소장, 국보

청화, 철화, 동화는 어느 한 가지만으로 그림을 그리는 게 일반적이지만 청화와 철화, 청화와 동화, 드물게는 세 가지를 모두 써서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블랙박스에 전시된 백자 가운데 ‘백자청화철채동채 초충난국문 병’은 기법과 재료, 문양면에서 총천연색 시네마스코프 같은 작품이다.  꽃이 만발한 가운데  풀벌레와 나비가 노닐고 있다.  18세기 조선 도공이 한껏 멋을 냈다. (재)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의 국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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