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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노마드 함혜리 Oct 30. 2024

피라미드 세 개가 한눈에.. 그랜드이집트박물관

기자 피라미드에서 2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인류 최대 박물관

피라미드가 보이는 기자지역의 사막에 오벨리스크가 서 있고 그 옆에 피라미드 문양들이 조합된 거대한 건축물이 있다. 4500년의 역사를 품은 이집트 기자의 피라미드가 위치한 곳에 위치한 그랜드이집트박물관(Grand Egyptian Museum, 이하 GEM)이다. 고미술박물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이자, 소장품과 건축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어느 현대미술관에 뒤지지 않는 최고 수준인 이 박물관이 2018년 개관 발표 후에도 계속 연기되다 최근 공식 개관했다. 

2002년 건축사 선정 당시 개관 목표는 2011년이었으나 그해 ‘아랍의 봄’ 혁명을 비롯해 불안정한 정치·경제적 상황으로 계속 지연됐다. 2022년 11월 부분 개관 이후 2년 만에 공식 개관했지만 여전히 투탕카멘 실(고고학 박물관에 있는 황금가면 포함 투탕카멘 유물만 모아놓는 전시실)은 언제 개관할지 미정이지만 상대적으로 비싼 입장료에도 불구하고 하루 1만 5천여 명의 관람객이 입장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50만㎡(약 15만 평) 규모인 GEM은 고미술박물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이자, 소장품과 건축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어느 현대미술관에 뒤지지 않는 최고 수준이다. 이규현 이앤아트 대표는 “특히 선사시대부터 시작해 기원후 4세기까지 약 4000년의 인류역사를 이집트라는 한 문명의 유물로 전시하는 박물관이라는 점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박물관”이라고 말했다.

2002년 건축 공모 당시 6개국 13개의 회사가 참여해 아일랜드의 헤네간 펭(Heneghan Peng) 건축사가 선정됐다. 2005년부터 작업을 시작했으나, 개관까지 20년이 걸리면서 초기 건립 예상비용 5억 달러의 두 배가 넘는 돈이 소요된 것으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예산 70% 정도를 일본 정부가 지원했다.

오벨리스크가 서 있는 광장을 지나 입구로 들어가면 로비에 박물관 람세스 2세의 거대한 석상(사진 그랜드이집트박물관 내부에 설치된 ‘람세스 2세 조각’)이 눈길을 끈다. 제일 먼저 소장품으로 이전된 이 석상은 높이 12m에 무게만 83톤인 거대하고도 아름다운 조각이다. 3200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것이 아무리 봐도 실감이 안 간다. 건물의 지붕은 덮여있지만 자연광이 들어오게 해서 마치 야외에서 석상을 보는 기분이 든다. 이 석상은 원래 람세스 광장으로 알려진 카이로의 기차역 광장에 세워져 있던 대단한 문화유산이지만 공기 오염이 심한 카이로 시내에 있던 것을 복구와 보존 차원에서 박물관 건립 초에 옮겼다.

그리고 그레이트 중앙 계단실이 장관이다. 고대 이집트 파라오의 석상부터 그들을 보호한다고 믿어진 다양한 신상(神像), 상형문자가 새겨진 석관(石棺)들을 계단에 전시해 놓았다. 계단을 모르면서 아름답고 신기한 고대 이집트 문명에 감탄하다 보면 어느새 3층까지 오른다. 그리고 숨을 돌리는 순간 보이는 풍경에 숨이 멎는 감동이 밀려온다. 대형 유리창 너머로 고왕국 시기 파라오인 147m 높이의 쿠푸왕 피라미드, 그리고 그의 아버지와 아들이 세운 피라미드 등 세 개의 피라미드가 한눈에 들어온다. 고대와 현대가 만나는 이런 풍경은 이 박물관이 아니면 만날 수 없다. GEM은 기자 피라미드에서 불과 2km 거리에 있고 박물관 안에서 기자 피라미드의 피라미드 세 개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앤아트 이규현 대표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기자 피라미드’는 이집트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이 찾는, 세계인의 버킷리스트에서 빠지지 않지만 현재 이집트박물관이 위치한 카이로 도심은 기자 피라미드와 차로 1시간가량 떨어진 거리이고, 교통체증과 공기 오염이 심해 불편한 점이 많다”면서 “그랜드이집트박물관은 세 개의 피라미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데다, 이집트의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보존하게 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박물관의 전시실에는 기자 피라미드에서 가장 큰 쿠푸 왕의 피라미드 안에서 발견된, 기원전 2500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14m 길이의 ‘파라오의 보트’도 소장한다. 이러한 귀중한 대형 유물을 보존·연구하고 전시하기 위해 주 전시실도 높이 20m 규모로 설계됐다. 

특히 이집트의 역사도시 룩소르(Luxor)에 위치한 파라오 공동묘역 ‘왕가의 계곡’에서 유일하게 거의 도굴되지 않은 채 1922년 11월 4일 발견되어 유명해진 ‘소년왕’ 투탕카멘의 유물 5300여 점이 하나의 컬렉션으로 모이게 된다는 점도 관심을 끈다. 이 박물관은 향후 투탕카멘 유물을 포함해 약 10만 점 정도의 유물을 소장할 예정이다.


이 기사는 컬처램프에서 더 자세히 사진과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culturelamp.kr/news/articleView.html?idxno=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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