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우하우스 스피릿'

즐겁게, 자유롭게 배우는 과정에서 창의력이 나온다.

by 아트노마드 함혜리

추석 연휴에 서울 시내에 나가보면 평소와 다른 한산함이 무슨 큰 선물을 받은 것처럼 기분이 좋다. 추석 전날 오랜만에 극장을 찾았다. 경희궁 뒤편의 예술극장 에무(에라스무스에서 따온 듯 하다)에서 다큐멘터리 '바우하우스'를 봤다. 현대건축에서 바우하우스의 위상은 익히 아는 터 였지만 극장에서 그것을 다룬다는 것이 의외여서 호기심이 발동했다. 오후 1시 프로였는데 극장은 예상대로 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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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최초의 창조학교' 바우하우스 Bauhaus가 어떤 철학을 가지고 교육했는지부터 어떤 방식으로 현대인의 삶과 도시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려 했는지를 다룬다. 1919년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가 바실리 칸딘스키와 파울 클레, 무대예술가 오스카 슐레머, 색채교육의 선구자 요하네스 이텐 등 최고의 예술가들과 뜻을 모아 설립한 바우하우스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한 , 사람 중심의 디자인 철학으로 현대 디자인의 모습을 바꿨다. 영화는 바우하우스 100년 발자취와 함께 그 신념을 이어가는 현대 예술가들의 프로젝트와 목소리를 담은 작품이다.

세계적인 공간 디자이너 로잔 보쉬는 ‘교실, 책상, 의자가 없는 학교에서 적게 가르칠수록 많이 배운다’는 교육철학으로 자율성과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혁신적인 대안학교 비트라 학교를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하다. '머물고 싶은 학교'를 디자인해 달라는 의뢰를 받은 로잔 보쉬는 아이들의 학습 방식을 바꾸기 위해 전통적인 교실을 없앤 학교를 디자인했다. 예전에 공장이던 공간에 교실이 없는 대신 중앙에 '산'과 '동굴'이 있다. 어린이들이 각자의 공간에서 원하는 것을 하는 자유로운 모습은 무척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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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바우하우스에서 새로운 예술가들을 길러냈던 것 처럼 이런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환경에서 자란 어린이들 중에서 뛰어난 혁신가가 나올 것이다.

남미의 대도시 슬럼가에 탄탄한 사회기반 시설을 만들어 그들의 삶을 변화하게 해주는 두 건축가의 접근 방식은 존경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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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하우스가 나치에 의해 강제 폐교되고 교수진은 미국으로 건너가 새로운 뿌리를 내렸다. 자유로운 상상력과 배움의 즐거움을 가르쳤던 바우하우스식 교육을 받은 예술가들은 지금은 할머니가 되었어도 당시를 떠올릴 때는 얼굴에 미소가 한 가득이다.

"목표 위주의 교육이 아니었죠. 창조하는 과정을 우리 모두는 즐겼습니다. "

정해놓은 목표를 달성하고, 성과를 중시하는 그런 문화에서는 창의력이 나오기 어렵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 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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