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멜리아의 비밀 17

도서관

by 혜림

아직 보석 하나가 남아 있었다. 지연이가 갖고 있던 다이아몬드였다. 지연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마법 능력이 뛰어났다. 그래서 지연이가 가장 먼저 보석의 능력을 찾을 거로 생각했다. 지연이는 누구보다도 간절한 마음이었지만 다이아몬드는 지연이를 도와주지 않았다.

지연이는 다이아몬드의 능력을 발현시키기 위해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마법 주문을 외워보기도 하고 다이아몬드에게 자신의 간절한 마음을 속삭이기도 했다. 지연이가 알고 있는 온갖 방법을 사용했다. 다이아몬드는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보석을 사용한 아이들이 보석에게서 소리가 들렸다는데 지연이는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지연이는 자신의 간절한 마음을 몰라주는 보석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학교 도서관에 가서 책을 다시 찾아보았지만 다이아몬드를 사용하는 방법을 도저히 알 수 없었다. 다이아몬드의 능력이 궁금해서 애가 탈 지경이었다.

말하는 동상은 보석의 ‘ㅂ’만 나와도 깜짝 놀라며 입을 꽉 다물었기 때문에 더 이상 말하는 동상에게 물어볼 수도 없었다.

아멜리아 중학교 교장 선생님은 꼼꼼한 성격이라 학교의 건물마다 그 건물과 관련된 역사를 기록해 놓았다. 답답해진 지연이는 건물에 대한 기록에 다이아몬드에 관한 정보가 있을까 싶어 학교 곳곳을 돌아다니며 살펴보았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자신이 알고 싶은 보석에 관한 내용은 찾을 수 없었다.

그나마 학교의 역사에 대한 자료가 가장 많은 곳은 학교 도서관이었다. 지연이는 학교 도서관부터 다시 찾기로 했다. 친구들 없이 혼자서 다시 학교 도서관부터 구석구석 다 뒤지기로 했다. 책장에 있는 책 하나하나를 다 펼치며 내용을 살폈다.

지연이가 도서관을 뒤진 지 며칠이 지났을까.

학교 도서관을 뒤지던 지연이는 아이들이 거의 가지 않는 도서관 제일 꼭대기 층에 있는 책장의 제일 위쪽 구석에서 아주 오래된 책을 한 권 찾았다. 지금까지 몇 번이나 학교 도서관을 찾았지만 발견하지 못한 책이었다. 얼마나 오래됐는지 책 위에는 먼지가 뿌옇게 앉아 있었고, 책 군데군데 거미줄도 처져 있었다.

책의 제목은 ‘아멜리아’였다. 학교랑 이름이 같은 책이었다. 두께도 꽤 두꺼웠다. 책의 표지는 가죽으로 되어 있었는데 아주 오래된 듯 모서리 여기저기의 가죽이 닳아 있었고, 가장자리는 손때가 묻어 번질거렸다.

왜 지난번에 도서관을 찾았을 때는 이 책을 찾지 못했을까? 학교의 이름과 똑같은 제목은 지연이를 더 궁금하게 만들었다. 지연이는 책장에서 조심스럽게 책을 꺼냈다. 꽤 무거웠다. 책을 꺼내면서 한참 동안 낑낑거렸다.

책을 읽기 위해 책상에 앉았다. 지연이가 책 위의 먼지를 털려고 후-하고 입김을 불자, 책 위에 있던 먼지가 사방으로 날아갔다. 장난꾸러기 먼지들은 근처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던 아이들의 코에 대롱대롱 매달렸다.

“어? 먼지들이 여기에 왜 있지? 에취-.”

하아. 역시 장난꾸러기들이다. 먼지들은 아이들의 코에 매달려 간질이는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먼지를 불어 날리는 건 조심했어야 했는데.

먼지들이 친 장난 때문에 지연이 주변에 앉아 있던 아이들이 재채기하기 시작했다. 먼지들은 아이들이 한 재채기 바람에 날아가면 또 다른 아이의 코에 매달려 코를 간질였다. 지연이는 자신이 먼지를 날린 것을 들킬까 봐 고개를 푹 숙였다. 다행히 아이들은 몇 번 재채기하더니 별 반응 없이 자신들이 읽던 책을 계속 읽었다.

그 아이들은 먼지가 어디서 왔는지는 관심 없는 듯했다. 먼지들도 아이들이 자신들의 장난에 반응이 없자 곧 장난이 시들해진 듯했다. 먼지들은 알 수 없는 소리를 종알거리며 도서관 밖 다른 누군가에게 장난을 치러 날아갔다.

다행이다.

아마 지연이 성격상 아이들이 지연이가 먼지를 날렸다는 걸 알았다면 지연이는 아이들의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바로 도서관을 나갔을 것이다.

지연이는 책에 마법 지팡이를 댔다. 책이 펼쳐지며 책의 내용이 지연이 앞에 펼쳐졌다. 책은 아주 오랫동안 열지 않았는지 책이 펼쳐지자마자 쩍 하는 소리를 냈다.

책의 내용은 지연이의 생각대로 아멜리아 중학교와 관련된 이야기였다.

지연이는 이 책에서 보석과 관련된 뭔가를 찾기를 간절히 바랐다. 하지만 책 속의 내용은 이미 말하는 동상이 늘 떠들던, 아이들이 다 알고 있던 내용이었다. 새로운 이야기는 없었다. 지연이는 애써서 찾은 책이 자신이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 조금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책을 끝까지 보았다. 자신들이 몰랐던 내용이 나오거나 말하는 동상이 다 말하지 않았던 내용에 대해서 나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책을 꼼꼼하게 읽었다. 역시 새로운 내용은 찾을 수 없었다.

책을 한참 보다 보니 책의 중간쯤 몇 페이지가 찢겨 있었다. 일부러 찢은 것 같았다. 어떤 페이지는 전체가 찢겨 없어지기도 했고, 어떤 페이지는 페이지 일부가 작게 찢겨 있기도 했다. 실수는 아니었다. 책을 왜 이리 찢어놨을까?

없어진 부분의 내용이 궁금해진 지연이는 찢어진 앞뒤 내용을 더 꼼꼼하게 읽었다. 앞부분의 내용은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찢어진 페이지의 뒷부분에 보석에 관한 부분이 조금 있었다.

지연이의 눈이 번쩍 뜨였다.

다시 집중해서 꼼꼼하게 보기 시작했다. 책이 많이 찢어진 데다 오래되고 낡아서 중간중간 읽기 힘든 부분들도 있었지만, 차근차근 읽으니 보석에 관해 대략이나마 알 수 있었다. ‘다이아몬드는 마법의 힘을 증폭해… 주의해야 할 점… 소유한 사람이 딱 한 번… 쓸 수 있… 것이다.’ 읽을 수 없는 부분들을 빼고 읽었다. 다행히 일부 내용이 남아 있어 이해할 수 있었다. 뒤에 뭔가 내용이 더 있었지만, 페이지째 찢겨 나가서 더 이상 알 수 없었다.

다이아몬드를 딱 한 번만 쓸 수 있다니. 실망스러웠지만 다이아몬드의 힘을 알게 된 게 어딘가. 다이아몬드를 발현시킬 방법이 있을까 해서 책을 계속 읽어 보았다. 다이아몬드에 관한 내용은 그게 전부였다.

책에는 다른 보석의 힘에 관한 내용도 있었다. 그것도 다이아몬드에 관해 쓴 부분과 마찬가지로 일부분이 찢겨 있고 알아볼 수 없는 곳도 있었다. 다행히 조금씩 남아 있는 부분으로 유추할 수 있었다.

지연이가 보석에 관해 정리한 내용은 ‘루비는 10분마다 모습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다. 에메랄드는 사물이나 장소에 연관된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갖추고 있다. 사파이어는 시간을 멈출 수 있는 능력으로 그것을 소유한 사람은 딱 세 번 사용할 수 있다.’이다.

지연이는 마법 지팡이로 전령들을 불렀다. 전령들이 날아왔다. 지연이는 보석에 관해 정리한 내용을 전령들에게 알려주었다. 전령들은 지연이가 전하는 내용을 꿀꺽 삼키고 그것을 전하기 위해 다른 친구들에게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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