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많이 읽은 아이, 성적은?
책만 많이 읽은 아이와 책도 많이 읽는 아이
인문계 고등학교에 발령받아 첫 시험 기간을 맞았을 때이다.
나름 열정 가득한 신규교사였기에 열심히 아이들에게 시험 범위를 정리해주고 시험 범위 내의 질문을 받고 답을 해주었다.
그런데 아이들의 질문은 나를 의아하게 만들었다.
아이들의 질문은 단어의 뜻을 묻거나 교과 내용 중 핵심과 전혀 상관없는 것이었다.
그 아이들은 수업을 안 듣는 뺀질이들이 아니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수업을 듣고 필기하는 범생이들이었다.
책 구석구석 빽빽하게 필기되어 있었지만 아이들은 그 필기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했다.
본인이 필기하고도 이해를 못하거나 교과서 내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다.
한두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었다.
해마다 아이들의 독해력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해가 갈수록 지문의 길이가 조금만 길어져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늘었고, 단어가 갖고 있는 이면의 의미는 고사하고 일차적인 의미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럼에도 아이들의 독서활동은 빼곡했다.
도대체 책을 저렇게 읽었는데 왜 아이들의 이해력은 이렇게 떨어지는 걸까?
중학교까지는 고난도의 독해력을 요구하지 않아 책을 많이 읽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 사이에 성적에서 뚜렷한 인과관계는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독서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수업태도가 조금 달랐다.
독서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수업 집중력이 높다.
그 때문인지 성적도 좋은 편이다.
사실 독서를 하지 않고 성적이 좋은 아이들은 100점을 받는 경우가 많지 않다.
결정적인 실수가 있어서 꼭 100점에서 몇 점이 모자란다.
그러나 책을 좋아하고 즐겨 읽는 아이들은 시험을 치면 대부분 100점이다.
서술형 답도 어쩜 핵심어만 파악해서 썼는지 감탄할 따름이다.
딱 집어서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독서를 하는 것은 분명 중요하다.
독서를 하는 동안 머릿속은 끊임없이 움직이지만 영혼과 육체는 휴식을 찾는다.
책의 내용에 몰입함으로써 다른 스트레스 등을 잊을 수도 있다.
스트레스 해소 1위 방법이 독서라는 말도 있다.
책 속의 즐거움을 찾고 그 즐거움을 누리는 것은 중요하다.
그런데 학생이라면, 그래서 조금 더 욕심을 부린다면 국어 성적도 잘 받으면 금상첨화이다.
그렇다면 조금 전략적으로 독서를 할 필요가 있다.
국어 교과는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문학, 문법으로 나뉜다.
이 각 영역을 아이의 발달에 따라 공부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만든다.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여 아이의 발달에 맞추어 교육과정을 가장 잘 녹여낸 것이 교과서이다.
따라서 아이에게 국어 공부를 어떻게 시킬 것인지 고민된다면 국어 교과서를 가장 먼저 보아야 한다.
국어 교과서를 중심으로 아이의 관심이나 배경지식 등을 바탕으로 책을 선정한다.
이렇게 추린 책을 가능하다면 미리 읽어두기를 추천한다.
미리 아이와 대화할 거리나 꼭 알았으면 좋겠다 싶은 것들을 기록해둔다.
이렇게 국어 교과서와 독서를 연결시킨다면 아이가 국어교과도 친숙하게 느끼고, 독서도 한결 편하게 할 것이다.
물론 전략적인 독서와 더불어 즐거운 독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책만 많이 읽는 아이가 될 것인가, 책도 많이 읽는 아이가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