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멜리아 중학교는 유일한 마법 학교이며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그런데 아멜리아 중학교가 언제, 어떻게 지어졌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사람들의 기억에는 항상 아멜리아 중학교가 있었다.
중세시대 때 마법사들, 마녀들이 지었고 초대 교장이 그들의 우두머리라는 의견도 있고, 근세에 더 큰 힘을 얻고 싶어 하는 인간들이 지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최근에 지어졌으나 마법을 사용해 사람들의 기억을 조작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 외에도 제1, 2차 세계대전 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지어졌다거나 이 학교를 만든 건 인간이 아니라는 말도 있고 지나가던 사람이 나뭇가지를 가지고 주문을 외웠는데 학교가 뚝딱 만들어졌다는 둥 말도 안 되는 추측들이 남발했다. 놀라운 건 이 말도 안 되는 추측들이 진짜인 것처럼 사람들이 믿는다는 것이다.
교장은 학교의 역사에 대해 알고 있는 눈치였다. 하지만 교장이 제대로 이야기한 적은 없었다. 아멜리아 중학교에 대해 아이들이 아는 것은 말하는 동상이 떠드는 내용뿐이었다.
아멜리아 중학교는 아주 오래된 것은 확실했다. 아멜리아 중학교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아멜리아 중학교 교장실 앞의 복도를 보면 알 수 있었다. 복도에 전시된 교장의 동상은 아주 많았다. 어떤 아이들은 그 동상의 개수를 세보기도 했는데 100개까지 세다가 더는 세지 못했다는 아이도 있었고, 동상을 세다 보니 밤이 되어서 경비아저씨에게 쫓겨났다는 아이도 있었다. 동상이 몇 개인지 알 수는 없지만 확실한 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이다. 기다란 복도 양쪽이 가득할 만큼이니까.
말하는 동상도 항상 역대 교장의 동상에 관해 이야기하며 이런 말로 시작했다.
“우리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아멜리아 중학교는….”
그런데 교장의 동상에는 이상한 점이 있었다. 보통 교장의 동상 아래에 임기 기간이 기록되는데 아멜리아 중학교의 교장의 동상에는 임기 기간이 없었다.
아멜리아 중학교는 교장의 힘이 막강하다. 학교의 모든 것이 다 기록되어 있는 편이다. 학교 건물마다 이 건물을 언제 만들었는지 어디를 보수했는지 모두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학교를 대표하는 교장의 동상에 임기 기간을 기록해 놓지 않았다는 것은 좀 이상했다.
동상을 자세히 관찰하면 신기한 것도 있다. 교장의 동상을 살펴보면 초대 교장과 지금 교장의 모습, 그리고 그 전 교장의 모습이 굉장히 닮았다. 닮은 동상의 모습을 보며 많은 학생이 아멜리아 중학교는 교장 가족이 오랫동안 교장으로 있는 학교라 추측했다. 교장이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아 진실은 조상님 인지도 모르지만, 동상들의 생김새가 너무 닮아 있었다.
그런 이유로 몇몇 학생은 말도 안 되는 추측을 하기도 했다. 자세히 보면 모든 동상이 마치 꼭 한 사람을 보고 만든 것처럼 똑같이 생겼다는 것이다. 진짜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그 오랜 시간 동안 어느 사람이 살아있을까?
말도 안 되는 유언비어가 떠돌 때마다 학생들은 진실이 궁금해 교장에게 가서 동상에 관한 소문이 진짜냐고 물어보았지만, 교장은 그때마다 대답 없이 빙그레 웃기만 할 뿐이었다.
또 학교 뒷산에는 산책로가 있었다. 교장은 그 산책로를 좋아하는지 거기를 걷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교장이 얼마나 자주 산책하는지 아이들 사이에서 교장이 분명히 학교 뒷산에 보물을 숨겨 놓았을 거라는 소문도 있었다.
의외로 소문은 굉장히 그럴듯했다.
실제로 교장은 하루에도 몇 번씩 산책로를 다녔고 학교 뒷산에 허름한 창고가 있었다. 교장이 그 창고 주변을 서성거리는 것을 목격한 학생도 있었다. 그 허름한 창고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을 본 학생도 있다고 했다. 분명히 교장이 산책로나 허름한 창고에 무언가 숨기는 것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학교 뒷산은 너무 컸고, 교장뿐 아니라 다른 선생님들도 뒷산을 자주 올랐다. 학교 뒷산에는 선생님들이 마법 수업에 사용할만한 약초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이들이 교장을 뒷산에서 보았다고 한 시간에 교장은 학교에서 아이들의 마법 수업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래서 그 소문들은 헛소문으로 여겨졌다.
보석을 발견한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면 그 소문들이 대부분 사실이었을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다.
여러 가지 의문점에도 불구하고 아멜리아 중학교는 입학시험을 따로 치러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편이다. 입학시험도 꽤 까다로워 아멜리아 중학교에 입학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아멜리아 중학교의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자부심이 있다.
아멜리아 중학교가 인기가 많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아멜리아 중학교가 마법 학교라는 것, 아멜리아 중학교에 신성한 힘이 있어서 아이들의 마법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 마법사로 만든다는 소문이었다.
아이들의 마법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주는 그 ‘신성한 힘’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아이들도 마법을 배울 때 ‘신성한 힘’이 느껴지긴 했으나 그 느낌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었다. 확실한 건 그때마다 근처에 항상 교장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마법의 힘이 교장에게 나온다는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는 소문이 떠돌기도 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 소문을 사실이라고 믿고 교장을 신처럼 존경하기도 했다. 그러나 교장은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아무 말 없이 빙긋 웃기만 했다.
이런 소문들이 떠돌게 된 이유 중 하나가 교장이 마법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교장은 실제로 꽤 고급 마법 능력이 필요한 마법을 능수능란하게 다루었다. 또 학교 주변에 마법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이벤트가 가끔 있었는데(이를테면 한여름에 시원하고 달콤한 눈이 내리는 구름이 학생들의 머리 위에 하나씩 따라다니거나 하는) 그런 여러 이벤트도 모두 교장이 마법을 사용한 것이라고 했다. 학교 도서관에도 전 세계의 나온 마법과 관련된 책이 가득 꽂혀 있었다. 교장이 마법에 관심이 없었다면 구하기 힘든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교장은 대부분의 마법에 관심이 있었는데 그중 특히 흑마법에 관심이 많았다. 왜 하필 흑마법이냐고 물어보면 ‘우리는 어둠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어둠을 알아야 한다.’라고 말하곤 했다. 중학교의 교장이 흑마법이라고? 학생들에게 흑마법의 나쁜 영향이 미칠까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교장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흑마법을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대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수업 시간에 약하기는 해도 직접 흑마법을 배우는 시간도 있었다.
아멜리아 중학교는 유일한 마법 학교답게 마법 시험이 꽤 중요했다. 졸업에 마법 시험의 점수가 꽤 컸다. 그래서 학생들은 마법 과제도 열심히 하고 마법 시험도 열심히 쳤다. 마법 시험을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하면 큰 가산점도 있었다. 그뿐 아니라 마법 성적을 잘 받은 학생들은 아멜리아 중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를 이끄는 중요한 인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