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짜증 나. 으악! 진짜!! 우선 김민규부터 어떻게 해야지! 우리끼리 이래 봤자 쓸데없어! 에너지 낭비라고!”
현우 역시 민규의 행동이 불안했다.
그래도 민규를 믿고 싶었다.
현우가 봄이를 진정시키는 사이, 지연이는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말할까 말까 한참 고민했다.
지연이네 부모님과 민규네 부모님은 지연이와 민규가 어렸을 때부터 서로 잘 아는 사이였다. 그 때문에 지연이는 민규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동안 자신의 소심한 성격도 있고 민규가 다른 사람이 자신의 상황을 아는 것을 싫어했기 때문에 지연이는 민규의 상황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더는 안 될 것 같았다.
친구들이 오해가 쌓이는 건 싫었다.
몇 번을 망설이던 지연이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민규에게 미리 허락받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너희들에게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아. 이건 김민규의 사생활이거든.”
“아까 하려던 이야기가 그거야?”
“응, 이야기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봄이를 보니까 이야기하는 게 맞는 것 같아. 민규의 행동에 관해 설명하려면 알아야 하니까. 사실 민규네 집과 우리 집은 아는 사이야. 민규의 부모님 두 분 다 마법으로 엄청 유명한 건 알지? 두 분 다 아멜리아를 아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셨어. 민규를 입학시키면서 당연히 민규도 우수한 성적을 받을 거로 생각하셨대. 근데 김민규의 성적은 알다시피…. 민규는 부모님께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너희들이 상상하는 이상으로. 그래서….”
“잠깐, 그러니까 네 말을 정리하면 너는 김민규와 소꿉친구고, 김민규가 부모님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 송아름의 죽음에 대해 중요한 힌트를 가지고 있는 보석을, 그깟 성적을 잘 받으려고 가져갔다는 거야? 장난해?”
지연이가 말을 채 다 하기도 전에 봄이가 다다다다 하며 마구 쏘아붙였다.
역시 봄이었다.
지연이가 말을 할 틈도 주지 않았다. 현우는 봄이 뒤에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봄이를 누가 말릴 수 있을까?
봄이는 계속 화를 냈다.
말을 잘하지 못하는 지연이가 일방적으로 밀리는 싸움이었다. 나름 용기를 내서 말을 시작했는데 봄이가 무섭게 쏘아붙이자 지연이는 어버버 하다가 울기 시작했다. 봄이는 지연이의 눈물을 보고 멈추기는커녕 더 화를 내면서 지연이를 쏘아붙였다.
현우는 이제 두 사람을 달래야 했다.
두 사람을 달래며 현우는 처음으로 민규에게 보석을 준 자기 행동을 후회했다. 민규에게 보석을 주지 않았으면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았을 텐데.
결국 현우는 30분이나 되는 시간을 지연이와 봄이를 진정시키는 데 썼다.
현우의 노력 덕분에 봄이도 진정되었다. 봄이가 진정되자 지연이의 울음도 잦아들었다.
어느 정도 진정된 봄이가 화를 참으면서 말했다.
“그래서 이제 어쩔 거야? 보석은 김민규가 다 가져갔는데…. 어쩔 건데?”
현우도 쉽사리 입을 열지 못했다. 지연이가 다시 울었다.
“봄아. 흑… 나는… 아름이가 너무 불쌍해…. 눈을 감지 못할 텐데.”
몇 분쯤 지났을까, 민규는 이제 더 이상 그들의 머릿속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