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멜리아의 비밀 52

싸움

by 혜림

“어? 슈퍼마켓 아저씨가 오고 있어요.”

“저 아저씨가 웬일이지?”

“슈퍼마켓 아저씨도 마법을 쓸 수 있나?”

“무슨 소리야? 슈퍼마켓 아저씨는 마법 수업을 들은 적이 없을 텐데?”

“마법 지팡이를 들고 있는데?”

일제히 슈퍼마켓 아저씨의 손을 바라보았다. 정말 마법 지팡이가 있었다. 김혜림이 외쳤다.

“얘들아, 저 사람은 흑마법을 사용하는 마법사 같아. 흑마법의 기운이 너무 강해. 도망쳐.”

하지만 슈퍼마켓 아저씨는 너무 빨랐다.

다들 망설였다. 도망가더라도 금세 잡힐 것 같았다.

게다가 마법의 힘이 강해 이길 수도 없을 것 같았다. 어디로 도망가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

현우의 머리에 생각이 스쳤다. 현우가 소리쳤다.

“얘들아, 내 손을 잡아!”

현우는 친구들의 손을 잡은 채, 사파이어를 쥐고 간절한 마음으로 보석을 사용했다. 사파이어가 번쩍하며 빛을 냈다.

그 순간 현우와 김혜림, 손을 잡고 있던 아이들을 제외하고 모든 것이 멈췄다.

“어? 아저씨가 갑자기 멈췄어.”

“아저씨만 멈춘 게 아닌 것 같아. 모든 게 다 멈춘 것 같아.”

“다행이야. 너희까지 멈출까 봐 걱정했어.”

“현우야, 고마워.”

“얘들아, 빨리 도망가자!”

그냥 도망갔다간 금세 쫓아올 것 같았다. 아저씨를 물리쳐야 했다. 멈춰있는 지금이 기회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김혜림이 결심한 듯 말했다.

“선생님도 흑마법이나 저주를 제대로 사용해본 적은 없어. 하지만 사용할 줄은 알아. 이대로 도망가더라도 저 사람이 분명 우리를 계속 쫓아올 거야.”

김혜림은 마법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김혜림에게 이런 기운이 느껴진 적이 없었다. 김혜림의 마법 지팡이에서 거대한 검은 기운이 번지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흑마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자신도 사용해본 적 없는 마법이었기에 솔직히 성공할 거라는 확신은 없었다. 그러나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

김혜림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 중 가장 강력한 흑마법을 사용했다. 김혜림의 몸에서 나온 검은 기운이 슈퍼마켓 아저씨를 감쌌다. 흑마법은 강한 힘을 발휘했다. 다행히 에메랄드 덕분에 김혜림의 흑마법이 성공했다.

만약 슈퍼마켓 아저씨가 멈춰 있지 않고 흑마법으로 맞서 싸워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절대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


김혜림은 마음이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 차마 목숨을 빼앗는 강한 흑마법을 사용하지는 못했다. 그보다 한 단계 낮은 움직이지 못하는 흑마법을 사용했다. 이 흑마법은 정신은 깨어 있지만, 육체는 움직일 수 없다.

슈퍼마켓 아저씨는 더 이상 움직일 수도, 마법을 사용할 수도 없게 되었다. 누군가가 흑마법을 풀어주지 않는다면 슈퍼마켓 아저씨는 영원히 저 모습으로 굳어 있을 것이다.

김혜림의 흑마법이 성공했다.

시간이 지나자 슈퍼마켓 아저씨를 제외한 주변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휴, 다행이다.”

“선생님 진짜 대단해요! 흑마법도 사용하실 수 있다니!”

“나도 공부만 해봤지, 사용하는 건 처음이라 성공할 줄 몰랐어. 현우 덕분이야. 어서 가자.”

김혜림과 아이들은 학교 도서관 밖으로 도망쳤다. 정말로 교장이 마법으로 아멜리아 중학교를 만들었다면 학교 밖으로 도망쳐야 할 것 같았다.

서둘러 교문으로 향했다.


교장은 수정구슬을 통해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젠장, 보석의 힘을 이용하다니.”

교장은 분노에 휩싸였다.

교장의 몸 깊은 곳에서 검은 기운이 뻗어 나와 교장의 온몸을 감쌌다.

교장은 곧 거대한 검은 형상으로 변했다.

온몸에서 검은 아우라가 뿜어져 나왔다. 그것이 교장인지 검은 연기인지 구분되지 않았다.

검은 연기는 교장실을 나왔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그것은 김혜림과 아이들을 찾기 시작했다. 곧 김혜림과 아이들을 찾아냈다. 그들은 아직 학교를 벗어나지 못했다.

다행이다.

학교를 벗어났다면 흑마법의 영향이 미치지 못하겠지만, 아직 학교 안이다.


교장은 김혜림과 아이들이 갖고 있던 보석을 뺏기 위해 공격했다.

저까짓 아이들 몇 명이야 자신의 힘으로 충분히 없앨 수 있다. 그러나 아이들도 지지 않았다. 모두 힘을 모아 마법 지팡이를 교장에게 향했다. 최선을 다해 공격 마법을 사용했다.

그래도 교장의 마법을 이길 수 없었다. 교장의 힘이 너무 강했다. 아이들의 힘은 교장에게 한참 밀렸다.

김혜림이 아이들을 도왔지만, 절대 교장을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다. 교장 역시, 조금만 더 하면 보석과 아이들의 마법 지팡이를 뺏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교장이 마법을 더 강하게 쓰기 시작했다.


그 순간 갑자기 지연이의 다이아몬드가 강하게 빛났다.

분명 다이아몬드는 그것을 가진 사람을 위해 딱 한 번만 능력을 발휘한다고 했는데?

아까 교장의 동상들과 싸울 때 다이아몬드는 이미 지연이를 도왔다. 그런데 또 빛나기 시작한 것이다. 지연이는 친구들을 쳐다봤다. 그런데 빛나고 있는 것은 지연이의 다이아몬드뿐만이 아니었다.

아이들이 가지고 있던 보석 네 개가 모두 빛을 내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

현우는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무언가 빛이 나는 것이 느껴졌다. 호주머니 안에서 보석을 발견했을 때 넣어두었던 회중시계가 빛나고 있었다.

현우는 회중시계를 꺼냈다.

회중시계의 바늘이 빠른 속도로 거꾸로 돌고 있었다. 현우의 회중시계가 다이아몬드의 시간을 되돌려준 것이다.


네 개의 보석은 마치 하나였던 것처럼 빛났다. 그 빛은 점점 크고 밝아졌다.

빛은 아이들을 보호하듯 감쌌다. 김혜림과 아이들은 보석의 빛 속에서 지금까지 느끼지 못한 강한 마법의 힘을 느꼈다. 그 마법의 힘은 김혜림과 아이들이 마법의 힘을 더욱더 강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았다.

마법 수업을 들을 때 느껴졌던 마법의 힘을 강하게 해주는 힘과 비슷했지만, 그것보다 훨씬 더 강하고 따스한 힘이었다.


더 이상 아이들은 교장에게 밀리지 않았다. 아니 교장보다 더 강해진 것 같았다.

보석이 점점 더 강하게 빛났다. 빛이 강해질수록 아이들의 힘도 점점 더 강해졌다.

교장의 힘이 밀리기 시작했다.

교장이 소리쳤다.

“보석들이 왜 너희들을 돕는 거지? 보석의 주인은 나라고!”

“보석은 우리가 갖고 있거든요.”

“보석도 교장 선생님을 용서하지 못하겠나 봐요.”

“다들 집중해!”

김혜림이 소리쳤다.

교장은 당황했다.

이까짓 아이들의 힘을 이기지 못하다니. 저 보석들 때문이야. 저 보석들만 아니라면 내가 이길 수 있는데.

화가 났다.

교장의 집중이 흐트러지자 아이들의 마법이 교장의 마법을 덮어버렸다.


펑!


교장이 폭발했다.


으아아악!


교장이 비명을 질렀다.

아이들이 이겼다.

교장은 비명과 함께 연기처럼 흩어지더니 사라져 버렸다.


드디어 끝났다.

어두웠던 하늘이 서서히 밝아졌다.

매거진의 이전글아멜리아의 비밀 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