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이 사라졌다. 지금이 학교를 벗어날 수 있는 기회이다. 김혜림과 아이들은 교문으로 향했다.
국어 선생님이 나타났다.
국어 선생님도 교장 선생님의 심복이었나?
모두 긴장했다. 보석들도 큰 힘을 써서 힘을 사용할 수 없을 텐데. 우리도 지금은 힘이….
김혜림과 아이들은 긴장했다.
모두 경계 태세를 하며 마법 지팡이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어? 김혜림 선생님도 계셨군요.”
국어 선생님은 놀란 듯이 말했다. 아이들의 마법 지팡이를 본 국어 선생님이 웃으며 말했다.
“얘들아. 그렇게 경계하지 마. 나는 너희를 도우려고 온 거야. 교장이 사라진 걸 봤어. 그게 끝이 아니란다.”
“네? 이제 끝난 거 아니에요?”
“이 학교에 걸린 흑마법을 풀어야 해. 그래야 너희들에게 걸린 저주도 풀 수 있어.”
“저희에게도 저주가 걸려 있어요?”
“너희가 입학할 때 교장이 너희에게 저주를 내린단다. 그는 그것이 축복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너희에게는 저주인 거지. 이 학교에 걸린 흑마법이 풀려야 너희에게 걸린 저주가 풀린단다. 지금까지는 교장의 힘이 너무 강해서 내 힘으로 이 저주를 풀 수 없었어. 교장이 사라진 지금이 저주를 풀 기회야.”
국어 선생님은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는 마법 주문을 외웠다.
국어 선생님의 마법 지팡이에서 엄청난 강한 빛이 나왔다. 국어 선생님이 이렇게 강한 마법을 가지고 있었나?
무지개 같은 오색찬란한 빛이 학교를 감쌌다. 그 빛은 학교 구석구석까지 스며들었다.
아이들은 자신들을 둘러싼 오색찬란한 빛이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학교 전체가 빛으로 가득 찼다. 학교의 모든 곳이 밝아졌다.
빛으로 학교 전체가 정화되는 것 같았다.
그때였다.
“어?”
말로 설명하기 힘든 무언가가 느껴졌다. 마음 한구석이 밝고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선생님?”
“너희들도 정화되기 시작했구나. 너희가 입학할 때 교장이 흑마법의 씨앗을 마음 구석에 심어 놓는단다. 그 씨앗이 자라는 모양을 보고 영혼을 거두어 갈 아이들을 찾는 거야. 그 덕분에 너희들은 마법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사용할 수 있었던 거고.”
놀라웠다.
김혜림도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그럼 지금까지 우리가 사용했던 마법 능력이 결국은 교장 때문이었단 건가.
“국어 선생님은 어떻게 이 모든 사실을 알고 계시는 거죠?”
“그게… 난 사실….”
국어 선생님의 이야기는 ‘아멜리아’ 책의 이야기와 연결되었다.
국어 선생님의 원래 이름은 타미였다.
그는 젊은 교장이 구해준 남자를 쫓던 마법사 중 한 명이었다. 그는 마법사 중에서 마음이 약한 편이었다. 그래서 마법사들이 지키던 보석을 훔친 그 남자를 공격하는 순간 마법의 힘을 약하게 사용했다. 그 덕에 그 남자는 죽지 않고 도망갔다.
그 남자의 정체는 세계적인 대도 ‘안토니오’였다.
그는 자신이 마음먹은 것은 무엇이든 훔칠 수 있었다.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다. 안토니오는 자신의 실력을 자만했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희귀한 훔치기 힘든 것들을 골라 훔쳤다. 그의 명성은 더욱 높아졌다. 더 이상 훔칠 수 없는 것이 없었다. 그는 무척 무료한 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마법사의 보석과 아멜리아 책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보석과 아멜리아 책의 능력도 능력이지만 희귀함이 그의 마음을 끌었다.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멋진 기회였다. 게다가 마법까지 걸려 있다니 흥미가 생겼다.
그는 자신의 정보망을 이용해서 보석과 아멜리아 책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냈다.
마법사들은 산꼭대기 절벽에 마법으로 거대한 성을 만들고 그 속에 보석과 아멜리아 책을 숨겨 놓고 지키고 있었다. 일반인은 보석과 아멜리아 책을 훔치는 것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안토니오에게는 불가능이란 없다. 안토니오는 그 마법을 뚫고 보석과 아멜리아 책을 훔쳤다. 게다가 교묘하게 훔쳤기에 마법사들도 처음에는 도둑맞은 것을 알지 못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대마법사의 마력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 마법사들은 그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마법사 한 명이 수정구슬을 통해 안토니오가 보석과 아멜리아 책을 훔쳐서 달아나는 모습을 발견했다.
보석과 책을 찾기 위해 모든 마법사가 안토니오를 찾았다. 안토니오는 완벽하게 자취를 감추었다. 대도답게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었다.
백 년이 지났다.
보석과 책과 교감을 나누며 마법의 힘을 나누어 주던 대마법사의 몸은 나날이 약해졌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 보석과 책을 찾지 못하면 모든 마법사의 힘이 소멸할 것이다. 대마법사는 자신의 마지막 힘을 모아 안토니오가 있는 곳을 찾아냈다.
안토니오는 이미 보석과 아멜리아 책의 힘으로 모든 것들을 다 이루고 있었다.
보석과 아멜리아 책은 선한 의도로 사용해야 한다. 보석과 아멜리아 책의 힘을 잘못 사용하면 세계를 파괴할 수도 있다. 그런데 안토니오는 이미 훔칠 때부터 선한 의도를 하고 있지 않았다.
안토니오는 보석과 책을 훔쳤지만, 그것을 사용할 줄은 몰랐다. 그런데 아멜리아 책을 읽으면서 보석과 책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보석과 책은 그의 삶을 바꾸기 충분했다. 지금까지 그는 물질적인 부는 누렸지만 무언가 빠진 듯 삶에서 심심한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보석과 책은 그 심심한 부족을 꽤 만족시켜 주었다.
마음속에 있던 욕심이 안토니오를 감싸기 시작했다. 안토니오는 자신의 만족을 위하여 보석과 책을 이용해 말도 안 되는 일들을 벌였다. 선한 의도가 아닌 방법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세상은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그 혼란스러움은 안토니오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점점 전 세계로 퍼지고 있었다. 세계 전체에 이 혼란스러움이 퍼지면 이 세상은 무너질 것이다.
그를 말려야 했다.
보석과 아멜리아 책도 찾아야 했다. 마법사들은 안토니오에게 지금까지 그의 행동에 관해 설명했다. 보석과 아멜리아 책이 욕심을 만나면 세상이 무너진다는 것도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미 보석과 아멜리아 책의 능력에 욕심에 눈이 먼 안토니오에게 마법사들의 말은 들리지 않았다.
마법사들은 힘을 모아 안토니오에게 마법의 주문을 사용했다. 도저히 마음을 바꾸지 않았기 때문에 강한 마법을 사용해 안토니오를 없애려 했다. 안토니오는 보석의 힘으로 강하게 저항했다. 자신들을 지지해줄 대마법사가 사라진 마법사들은 보석의 힘을 이기기 힘들었다.
다행히 안토니오는 아직 보석을 제대로 다루지는 못했다. 그 덕에 안토니오에게 중상을 입힐 수 있었다.
안토니오를 영원히 없애려 할 때, 타미의 마음이 약해졌다. 그가 마법사가 된 건 세상을 지키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는데 그 마법으로 누군가를 죽이다니.
그 순간 자신도 모르게 주춤했다. 타미의 마법이 약했던 덕에 안토니오는 치명상은 입었으나 죽지 않았다. 안토니오는 에메랄드를 사용해서 시간을 멈추고 도망갔다.
뒤늦게 마법사들이 안토니오를 쫓았지만, 그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수 없었다. 안토니오를 다시 찾는 일은 절대 쉽지 않았다. 마법사들은 전 세계를 다녔으나 안토니오를 찾을 수 없었다.
마법사들 역시 서서히 소멸하였다. 마법사들은 소멸하기 전, 얼마 남지 않은 마법 능력을 가장 어린 타미에게 주었다. 그들은 타미에게 꼭 안토니오를 찾아 보석과 아멜리아 책을 되찾을 것을 부탁했다.
타미는 자신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다는 생각에 마법 능력을 받을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다. 다른 마법사들을 생각해서 반드시 그 도둑을 찾아서 보석과 아멜리아 책을 되찾아야 했다.
타미는 남은 평생을 안토니오를 추적하는 데 바쳤다. 오랜 세월 끝에 아멜리아 중학교 교장이 마법사의 보석과 아멜리아 책을 숨기고 그 능력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보석과 책을 되찾기 위해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국어 선생님으로 이 학교에 들어온 것이다.
국어 선생님은 지금까지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
보석과 책을 찾아야 마법의 힘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다. 힘이 부족했다. 그는 교장이 아이들의 영혼을 거두어 갈 때도, 선생님들에게 흑마법을 걸 때도, 매년 신입생들에게 흑마법을 사용할 때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특히 아이들의 영혼을 거두어갈 때마다 무척 괴로웠다.
자신도 이제 늙어가고 있었다. 소멸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했다.
그때 아름이가 나타났다.
그는 아름이를 보고 감탄했다.
아름이는 마법의 힘이 부족했지만 포기하거나 물러서지 않았다.
아름이를 볼 때마다 지금껏 소심했던 자신이 부끄러웠다. 아름이와 함께 교장을 물리쳐야겠다고 생각하고 아름이에게 몰래 전령을 보냈다. 그런데 아름이가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았다.
그날 아름이가 교장에게 죽임을 당한 것이다.
국어 선생님은 좀 더 적극적으로 교장에게 대응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후회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법 지팡이가 교장의 일을 알려주었다.
무슨 일인가 하며 학교로 오는데 교장이 하늘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교장을 없앤 사람들이 누구인지 궁금해하며 오다가 김혜림과 아이들을 만났다고 했다.
교장이 사라진 지금 아멜리아 중학교는 교장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지금이 학교에 걸린 흑마법을 풀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다.
지연이는 왜 꿈에서 아름이가 국어 선생님을 가리켰는지 알 수 있었다.
‘아름아, 네가 하고 싶었던 말이 이거였구나. 고마워.’
흑마법이 풀린 아이들은 학교를 벗어났다.
“얘, 너 잠깐만.”
국어 선생님이 봄이를 불렀다.
“저요?”
앞서가는 아이들 뒤에서 국어 선생님은 봄이에게만 귓속말로 무언가를 속삭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