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멜리아의 비밀 61

새로운 시작

by 혜림

… 여기까지가 내가 쓴 책의 내용이다

우리가 겪었던 이 일을 사람들이 믿을지, 그 이야기가 재밌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었다.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소중한 친구의 죽음을 의미 있게 만들었는지, 아름이를 죽게 만든 그 교장이 우리 소중한 아이들에게 무슨 일을 했었는지도 함께 알리고 싶었다.

또 그 교장 때문에 희생된 많은 아이를 위로하고 싶었다.

아무도 교장을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교장에게 희생된 아이들이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 그 아이들이 이대로 잊히길 바라지 않았다.

이렇게 그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라도 그 아이들을 기억하고 위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쓴 나 역시 교장에 관한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아니, 아예 내 기억 속에 엘리오트 교장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내 기억 속의 아멜리아 중학교 교장은 샬라베트 교장뿐이다.

교장과 관련된 이야기를 쓸 때 아이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아이들은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엘리오트 교장에 관한 내용을 이야기해주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책을 완성했다.


나는 아멜리아 중학교를 그만뒀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쓰면서 그 학교에 더 있을 수는 없을 것 같았다. 나뿐 아니라 많은 선생님이 아멜리아 중학교를 그만두었다.

특히 수학 선생님은 자기 행동에 대해 크게 반성하고 자신이 영혼을 뺏은 아이들의 집에 찾아가서 일일이 사과하고 있다고 한다.

수학 선생님도 아마 충격이 컸을 것 같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이들의 가족들은 아이가 수학 선생님 때문에 영혼이 뺏긴 것이 아니라 사고를 당했다고 기억하고 있었다.

국어 선생님은 그 뒤로 어찌 되었는지 소식을 듣지 못했다.

국어 선생님은 이제 자기 소임을 다 했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소멸을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쓴 작가가 되었다.


작가는 나쁘지 않은 직업인 것 같다.

뭐, 온종일 혼자 있어야 해서 좀 심심하긴 하지만.




딩동.


초인종이 울렸다.


“누구세요?”

“작가님, 저희 왔어요.”

문을 여니 아이들이 있었다.

“오랜만이네요. 김혜림 작가님.”

민규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작가님이라니, 물론 내가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쓰고 있지만 내가 가르쳤던 아이들에게 ‘작가’라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묘했다.

이 아이들에게는 ‘작가님’보다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듣는 것이 더 익숙한 느낌이다.


현우가 물었다.

“작가님, 저희의 이야기를 담은 책은 잘 쓰고 계십니까?”

“그럼, 마침 다 썼는데 읽어 볼래?”

“네.”





****************************************************



송아름이 세상을 떠났다.


그냥 말 그대로다. 송아름은 이미 이 세상에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아멜리아의 비밀 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