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에 창업을 하려고 휴학을 하기로 결심했었다. 휴학을 확정지으려면 학교 내 담당 멘토 교수님과 상의를 해서 왜 휴학을 하고 싶은지, 앞으로의 학점 관리는 어떻게 할건지 말한 후 승인을 받아야만 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휴학 승인을 못 받았다. '스타트업을 한다'라고 말했을 때 응원보단 '실패할텐데 그냥 학점이나 따지'의 반응이었다. 사실 교수님 말이 맞았다. 3월에 결국 실패를 했었으니까. 학기 막판에 담당 교수님께서 스타트업은 어케 됐냐라고 물어봤을때 '실패했다'라고 대답을 하자 '내가 그렇게 될거라고 말했지?'라는 답변을 받았다. 교수님한테 화가 나기보단, 내 자신에게 화가 났다.
아마 만약 내가 진심으로 스타트업을 하고 싶었더라면, 교수님이 승인을 해줄때까지 물고 늘어졌을 것이다. 승인을 받는거부터 못했고, 그 다음부터는 '그럼 학점관리와 같이 스타트업을 해보자'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학기를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망한 것 같다. 제대로 할거면 한쪽은 포기하고 올인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학점관리랑 스타트업 운영? 내가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둘다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결국에는 내가 감당을 못해서 실패했다. 나중에는 점점 '시간이 없어,'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 '쉬고싶어,' '오늘은 좀 쉬어도 되겠지,' '여태까지 열심히 살았으니 괜찮아,' 라는 갖갖의 핑계를 대가며 스타트업의 운영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다.
돌이켜보면 난 정말 열심히 살지 않았다. 10배로 더 열심히 일해도 모자랄 판에 0.5의 노력을 하고선 그런 삶에 만족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운영하는 스타트업이 성공하길 바랬다면, 하루에 적어도 5명의 교수님과 학생들을 만나가며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꾸준히 파악해야했고, 그들의 욕구에 맞게 제품을 수정해가며 개발을 했어야한다. 이게 끝인가?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대학교 내 모든 교수님들의 이메일을 통해 제품 홍보글을 보냈어야 했고, 만약 랜딩페이지에 원하는 고객 수가 모이지 않았다면 다른 경로들을 통해 제품을 더 널리 알렸어야 했다.
당장 해결해야하는 개발 문제점들을 제때제때 해결하지 못하고 내가 기술적인 능력이 안되니까 좀 더 힘들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내가 개발하고 있는 제품이 고객이 정말로 필요하는 욕구를 충족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순간부터 더 느려졌다. 이렇게 느끼게 된 이유는 내가 더 열심히 고객 조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꾸려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내가 내 제품을 의심하고 믿지 못하기 시작했다. 이런 마음가짐이면 고객은 어떨까. 내 진전성이 존재하지 않으면 당연히 고객들 입장에서도 제품도 그렇게 느껴질 것이다.
결국 하고자 하는 말은. 내 능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학점관리. 스타트업. 두 개의 것을 모두 잡으려다가 스타트업을 놓쳐버린 것이다. 대충 조금의 노력으로 모든걸 하려고하지말고, 제대로 목표 우선순위를 정해서 가장 중요한 목표에 올인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당장 학점관리가 더 중요하다 생각하면 한쪽은 포기하고 그 목표에 올인하자. 대충대충 쉽게 조금의 시간만 투자해서 모든걸 잘할 수는 없다. 올인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