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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나 Jul 07. 2023

마스터셰프 싱가포르 시즌4

내 친구 루이스가 참가자로 나온다!!

친구 루이스가 마스터셰프 싱가포르 참가자로 최종 선발되었고 모든 촬영을 마쳤다는 걸 들은 건 지난 5월이었다.


"정말? 촬영하는데 데 두 달이나 걸렸어? 그럼 최종 우승까지 간 거야?"

"........ 8월에 방송 나가니까 그때 봐."

"헉? 방송일까지 세 달이나 남았다고? 나 궁금해서 잠 못 잘 거 같애. 예심에 몇 명이나 모였어? 촬영은 힘들었어? 무슨 요리했어?"

질문에 질문을 이어가며 나름 유도심문까지 시도해봤지만 루이스의 입술은 'ZlP', 초지일관 묵묵부답이다.

"혹시 NDA (Non Disclosure Agreement, 기밀유지협약서)에 서명하고 촬영한 거야?"


"아, 답답 답답 답답해도 어쩌겠어. 기다릴 수밖에. 정확한 방송 날짜 잡히면 알려줘. 놓치기 싫으니까."


전에 벌던 수입의 10%를 벌고 있으면서도 'Cooking is my Passion!'이라며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느리지만 견고하게 벽돌을 쌓 듯 인내심을 가지고 노력하며 성장해 가고 있는 루이스를 보면 내 친구지만 참 기특하다.


어제 루이스에게 마스터 셰프 싱가포르 S4  첫 방영일이 'Singapore National Day', 8월 9일이라 알려주는 메시지를 받았다. 메시지에 첨부한 Media Corp(싱가포르 국영방송국) 링크를 보니 방송일이 왜 'National Day'인지 알 것 같았다.


“We are thrilled to open the doors to the MasterChef kitchen this National Day, in a perfectly timed celebration of Singaporeans’ universal love for food.....


싱가포리안들은 미식가이다.

먹는 것과 맛집을 빼면 대화가 되질 않는다.

경직된 분위기의 미팅에서도 '음식'얘기를 하면 무표정하게 굳은 얼굴의 눈꼬리가 내려가며 곧 화기애애해진다. '양보다는 ', '애매모호한 맛보다는 Authentic맛'을 찾는 싱가포리안들 덕분에 이 좁은 섬나라에 살면서도 세계 각국의 음식을 큰 수고를 들이지 않고 잘 먹고살고 있다.


싱가포르는 '심심하고 무료한' 나라이다.

계절 변화도 없고, 밤낮의 길이도 늘 같고.

가볼만한 번듯하게 생긴 산도 바다도 강도 없고.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크고 작은 'Event'를 '기다리는 재미'로 살아가는 듯하다.


맛집을 찾아가 줄서서기다리

.

백화점 세일을 기다리고

.

National Day Parade와 불꽃놀이를 기다리고

.

오차드 로드의 크리스마스 조명이 켜지길 기다리고

.


늘 그래왔듯,

National Day는 8월 9일인데 6월 초부터 주말마다 '불꽃놀이'를 포함한 예행연습을 하고 있다.

요란한 제트기 소리와 불꽃이 터지는 소리를 듣고 있자면 70년대 한국에서 '국군의 날' 행사를 통해 '애국심'을 끌어 올리던 시절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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